2022.09.12 14:35
8월 마지막 주일 소식을 전합니다.
닭똥 소동이 있은 다음날 발루깔리에 있는 로힝야캠프로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이 캠프가 가장 접근이 쉽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물건을 사러 온 듯이 자연스럽게 입장하였고, 이번에는 로힝야바자르 뿐 만 아니라 캠프 안쪽 깊은 곳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홍수가 잦은 지역인지, 집들이 지대보다 높은 곳에 올려져 지어지고 바닥도 시멘트가 칠해져 있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길도 잘 닦여 있는 편이었고 넓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나아 보이는 환경에 궁금하여 나중에 로힝야 친구에게 물어보니 캠프9은 돈이 많은 난민들이 주로 모여 사는 캠프라고 합니다. 마약을 판매하며 돈을 많이 번사람들이 살고 있다고도 합니다.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이 마약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다음날에 저는 장염에 걸려 꼼짝없이 앓아야했습니다. 이 곳에는 설사병과
관련된 질병들이 만연하다보니 누구나 적은 돈으로 탈수를 막는 약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저도 죠쉬나의
도움으로 마시는 전해질을 사서 먹었더니 탈수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띠는 미리 약속되었던 비랄과의
만남을 위해 발롱깔리에 다녀왔고, 비랄은 아노스의 소식과 곧 10학년을
앞둔 RTS의 운영에대한 의견과 RTL학생들의 건의사항 등을
전해주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RTL의 소풍소식입니다. 3주간 좋은 날씨를 위해 미뤄왔던 소풍이었는데, 결국 비가 오는 날 다녀왔습니다. 소풍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하필 미뤘던 날들 중 비가 제일 많이 오는 날이었지만, 아이들의 들뜬 마음을 잠재울 수는 없었습니다.
장소는 제생각보다 훨씬 안전하고 좋았습니다. 근처의 집을 6시간동안 빌려서 비를 피하며 식사를 하기도 하고 레크리에이션과 장기자랑을 하기도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자작곡을 선보이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고 저희들도 화답으로 한국노래와 춤을 선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7학년 반장인 누를 아민(17)이 만든노래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가사가 자주 반복되는데 Arakan is our mather land, We born there are so we are citizen. 이라는 가사입니다. 이 가사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과 선생님모두가 한 목소리로 이 가사를 부르는데, 이들의 염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소풍은 저에게 기억에 남아 손꼽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콕스바자르소풍에서는 눈치가 너무 많이 보여 아이들과 마음껏 놀지 못했는데, 여기에서는 어울리고 큰소리로 떠들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도 무서울 것이 없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오늘 느낀 자유로움을 이 아이들도 느꼈기를 바랍니다.
지난 8월 25일은 로힝야학살이 일어난지 5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외치는 날이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대로 권리를 갖춘 송환절차가 하루 속히 이루어 지기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기도제목
- 파견 나온 멤버들의 건강을 위해
- 피스캠프 참가자가 채워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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