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6 11:25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유난히 청명한 날들이 이어졌던 한 주. 지난 수요일, 혼란과 불안 속에 보낸 12시간은 그랬기에 더 갑작스러웠고 더 감이 오지 않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7여 년 전 쓰나미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곳 사람들은 1분 여 어지럽게 흔들리는 땅을 마주하며 즉시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고지대 쪽으로 달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후 또 한 차례의 지진이 있을 때에는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적잖이 볼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쁘깐바다는 이날 밤 사람이 움직이는 기척은 느낄 수 없는 적막으로 채워졌습니다. 개척자들 아체의 식구들도 센터를 빠져 나와 로미의 학교 동아리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만 하루가 지나 사람들은 거의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금 일상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근하게 남아 있는 긴장감은 여전히 자주 눈에 띕니다. 한국어 교실, 평화학교 등의 청소년자원활동센터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이 오지 않아 한 주를 쉬거나 약식으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오히려 더 속도를 내는 모습으로, 청소년자원활동센터 건축 작업은 3층 난간과 차양지붕 제작 부분을 마무리했습니다.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칠 때면 3층 바닥을 적시고 2층 천장에서 그 물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던 상황에 대해서는 완성된 난간과 지붕 덕에 한결 그 염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됩니다. 이제 일단락을 맺은 센터 건축의 구석구석 남은 부분들도 꾸준한 걸음으로 이어 마무리하자, 함께 하는 이들을 격려해 봅니다.
월요일에 치러졌던 선거는 특별한 일 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표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기까지는 일주일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이번 주 중 공표될 것 같습니다. 새 수반들로 구성될 아체의 행정기관들이 그 첫걸음을 잘 땔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기도제목
[ Indonesia-Aceh ] 복희, 데블로, 한나, 타유코, 로미, 익, 마리아띠, 후새이니
1.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사랑의 섬김이 성숙해 가도록
2. 청소년자원활동센터 건축 진행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
3. 이어지는 만남 속에 청소년들에게 창조적인 도전을 전할 수 있도록
4. 아체의 행정 수반들을 선출하는 과정과 결과가 평화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도록
5.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공포가 아체의 일상을 억누르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