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에도 11월이 찾아왔습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얼마나 심하지요. 낮에 따뜻한 볕 아래 있으면 봄인가 싶다가도 밤에 이불을 몇 겹이나 얹어 덮고 잘 때는 한 겨울 같습니다.

강정의 하루는 석류에 가득 찬 빨갛고 작은 알갱이들처럼 그렇게 차있습니다. 지난 한 주에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한 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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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강정에 자주 방문하는 친구들이 많이 다녀갔습니다. 미소 바이러스로 올 때마다 싱글벙글 웃으며 좋은 기운을 전해주시는 팻 신부님, 올 때마다 일만 하고 갔는데 이번에 아주 조금 여유 있게 온 참여연대 가윤씨, 영자신문 및 국제 팀 일 외에 많은 일들을 도와주는 리나, 와 있는 동안 뭔가 필요한 일을 꼭꼭 채워주고 가는 돌고래까지.. 이렇게 한 달, 두 달에 한 번씩 다녀가는 친구들 때문에 생기도 얻고 육지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을 채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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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 마을에서는 이제 거의 2주 가까이 평화센터 앞과 통물 도서관 아래 도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24시간 순번을 정하고 매일 회의를 통해 군 관사 공사 저지를 위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행동의 목적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함께 자주 얼굴을 맞대고 마음을 모아 공동으로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인지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에는 생기가 도는 듯 합니다. 밥도 평화센터에서 먹고, 잠도 그곳에서 자고 일도 거기에서 하고 내내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밤이면 영화상영에 특별 간식에 지나는 마을어른들도 이것 저것 갖다 주시고 잠시 들러 담소도 나누고 하시지요. 마을 회에서도 지난 목요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마을회의 입장을 강력하게 밝혔습니다. 강정마을 회는 2012년 투표 결과처럼 여전히 군 관사가 마을 내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는 공사가 뜸한 듯 했으나 그쪽에서도 상황을 지켜보는 듯 뜸을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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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외국 손님들도 다녀가셨습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에서는 끊이지 않고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이번에 온 알트는 워싱턴 D.C 카톨릭 워커스 공동체 일원으로 수 십 년간 백악관, 국무성 등에서 시위와 집회 행진을 해오신 분입니다. 도로시데이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랑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전해주시는 듯 저희들에게 내내 친절함과 겸손함으로 대해주시네요. 그리고 러브 오키나와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 두 분이 최신작 억압의 바다라는 영화를 가장 먼저 강정에 소개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자막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가지고 오셔서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현재 헤노코 지역의 기지 건설을 막는 현지인들의 투쟁의 모습을 보면서 강정사람들이 이곳과 너무나 닮아있다며 보는 내내 탄식의 소리를 내었습니다.


제주 공동체 식구들 이야기는 다음 주에 풍성하게 전하겠습니다. 평화의 바람이 그곳에도 닿기를 빌며.


기도제목:

1.      하반기를 마무리하며 제주공동체 식구들이 서로의 마음을 모아 내면의 기운을 얻을 수 있기를

2.      군관사 공사 저지를 위한 행동을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이 투쟁에 대한 마음을 새로이 할 수 있기를

3.      강정에서 평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이곳에 초대하고 이 마을에 자리잡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깊은 돌보심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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