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한 주 남았습니다. 그런데 강정의 따뜻한 기운은 기가 꺾일 줄을 모릅니다. 여기 저기 피어난 꽃들은 자태를 뽐내고 있고 망울 진 동백꽃들은 이제 그 때다 하며 꽃 이파리를 지금이라도 활짝 펼칠 기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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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간 강정의 모든 일상을 성실히 함께 해준 미국 워싱턴주 평화활동가 방문팀이 드디어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지난 화요일 저녁 촛불을 밝히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침백배부터 미사 정문을 막는 일, 세끼 삼거리 식당에서 식사하는 일, 마을 곳곳을 산책하고 왔다 갔다 했던 10명의 방문자들과 어느 새 정이 들었는지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빅스 신부님의 초대에 아무런 고민없이 날아왔던 강정에서의 시간 동안 세계 그 어느 분쟁지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공동체성과 따뜻한 환대 그리고 헌신된 평화를 위한 노력에 자신들의 가슴 한 켠을 이곳에 두고 간다고 했습니다. 빅스 신부님은 전 생애에 걸쳐 평화활동을 하면서 83세의 나이로 작년에 강정에 왔을 때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언어보다도 더 큰 의사 전달의 도구가 있다고 믿습니다. 서로가 가진 기운, 몸짓을 통해 이들과 우정을 나눈 강정지킴이들도 이 분들이 떠난 뒤 한 동안 그 큰 빈자리를 허전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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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반가운 손님이 왔습니다. 개척자들 평화캠프 참가자인 대만 친구 레오가 제주를 방문했습니다. 아시아를 7월째 여행 중에 있습니다. 실크로드를 밟고 일본을 방문한 뒤 강정에 왔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샘터에서도 만나 뵙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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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또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마을 활동가이자 새이주민으로 정착한 토란이 마침내 결혼을 했습니다. 혼례는 마라도에서 몰래 치르려고 했는데 마을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십시일반 마음과 재정을 모아 군관사 앞에서 일요일 저녁 근사한 식사를 지킴이들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인륜지대사를 마을 공동체가 함께 치르는 강정마을이 전통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생명평화마을로 잘 자리 잡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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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에밀리, 호수는 새로운 살 집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12 13일 난징학살을 기억하는 행사를 준비 중에 있지요. 연말이 코 앞에 있으니 정리할 일들이 여기 저기 있네요. 다들 평안하시길요.


기도제목

1.     제주공동체가 평화의 사역을 계속 해나가기 위해 충분한 쉼을 얻고 또 오가는 손님들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2.     강정마을이 생명평화마을로 가는 길에 좋은 길동무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3.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공권력의 무례하고 일방적인 탄압에 의한 부당한 결과에 마음으로 주눅들지 않고 끝까지 당당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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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평해 출정식 및 기자회견 관리자 2023.04.21 267
473 제주도는 해군기지건설이 아닌 자연경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 정숙 2011.01.10 7959
472 계속되는 불법적인 해군기지 공사 그리고 주민들의 항의 [3] file 윤애 2011.04.07 7584
471 제주참여환경연대 홈페이지 [1] 도라 2011.01.10 7018
470 다시 한번 불법공사를 막다 [1] file 윤애 2011.04.08 6201
469 [2011년 5월 23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1.05.23 5842
468 강정마을 이야기 I (2011.3.9) [1] file 윤애 2011.03.09 5766
467 바위는 엉엉 울었다 [1] 윤애 2011.01.31 5735
466 2011 제주 평화기행 file Dora 2011.03.04 5337
465 오늘 사진과 넋두리 file 윤애 2011.04.14 5199
464 양윤모 교수 감옥에서 단식 3일째 file 윤애 2011.04.08 4764
463 [제주대책회의] '울지마구럼비,힘내​요강정' 2차평화비행기가 뜹니다 file 개척자들 2011.10.19 4454
462 2010년 12월 27일 제주 강정 공사 재개와 주민연행 기사 [2] 바로서기 2011.01.05 4350
461 <2011제주평화기행후기>네 눈에 숨겨진 평화에 관한 일 영희 2011.05.23 4326
460 [제주해군기지건설반대] 3차 수도권 집중 촛불집회에 함께 해요^^ file 개척자들 2011.11.16 4220
459 오늘 강정마을에서 온 현장의 모습입니다. file 정주 2011.04.07 4191
458 제주해군기지 불법적 공사강행 구럼비 파손 [3] file 윤애 2011.04.12 4149
457 [제주해군기지건설반대] 수요평화촛불모임(2011.11.2)에 함께 해요^^ file 개척자들 2011.11.02 4093
456 4월7일 조금 전 현장에서 보내온 사진 file 정주 2011.04.07 4035
455 영화 제목 : 붉은발말똥게는 왜 약천사로 가야만하는가...(4월 7일 동영상) 윤애 2011.04.08 3994
454 제주섬 Bryce 2011.01.18 3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