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5 11:34
2015년 한 해 기쁜 소식들로 가득차길 바라는 마음으로 먼저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강정에서의 일상은 바쁜 경우가 많지만 한 해의 끝과 시작이 모두 있었던 지난 한 주간이 가장 바쁜 날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먼저, 지난 4년 간을 살았던 정들었던 ‘개집’이라 불리워진 그 공간을 떠나왔습니다. 정도 들었지만 쌓인 짐들도 많더군요. 주인삼촌 두 분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저희들이 그 간 강정에서 심적 물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감사함 마음으로 공간 곳곳을 깨끗이 청소하고 하나하나씩 삼거리 식당으로 터전을 옮겨갔습니다.
낮에는 출근해서 일하고 저녁에는 이사로 동원도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레오가 없었더라면 정말 그 많은 일들을 해내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이사 전체를 도와준 레오도 제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육지로 이동해 여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마지막 주말에서야 레오와 함께 오름과 올레길도 다니는 등 시간을 내어줄 수 있었습니다. 에밀리는 앞치마를 입고 삼거리 여기 저기를 왔다 갔다 하며 새로운 공간 정리와 함께 구럼비 바람이 분다 중국어 번역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한 편, 강정마을에서는 12월 31일과 1월 1일에 안녕기원제 행사가 열렸습니다. 31일에는 의례회관에서 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한 떡국과 ‘생명평화마을’ 글씨에 불을 붙이는 점화식이 있었지요. 그리고 12시 자정이 되자 멧부리에서 9년 만에 다시 마을제를 드렸습니다. 해군기지건설로 인한 마을의 분열로 인해 중단되었던 마을제가 다시 드려지는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다들 이전에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며 그 시간을 기다렸지요. 해군은 크리스마스 전에 이미 행정대집행 제 3차 계고장을 보냈습니다. 경찰들이 언제 쳐들어올 지 모르는 바로 그 날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는 지금 상황이 한 해의 시작이 되어버렸습니다. 강정을 위해 계속 기도해주십시오.
기도제목
1. 2015년 해군기지 건설 완공 계획을 앞두고 강정마을에 불어닥칠 수 많은 변화와 긴장을 지난 8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가 마음을 모아 멈추지 않는 저항하는 힘으로 뚫고 지나갈 수 있기를
2. 개척자들 제주공동체가 새로운 터전에서 또 다른 새로운 추동하는 생명력으로 평화와 정의 사역을 해나갈 수 있도록
3. 개척자들과의 오랜 우정을 고이 여기며 우리들과 함께 해준 레오의 다음 여정에도 따뜻한 우정이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