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전합니다.

2015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희망찬 환호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600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했고, 이들 모두 제주시에서 출발해 강정마을로 뜨거운 발걸음을 옮겨 왔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걸으니 이를 보는 어른들도 더 힘을 내며 걸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용산참사 유가족, 해고노동자들이 강정과 함께 걸었고, 필리핀, 사이판, 오키나와, 일본 그리고 대만에서 강정과 연대하기 위해 찾아온 국제참가자들도 함께 걸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도 삼촌들, 아이들 그리고 지킴이들이 함께 걷고, 일을 거들고, 공연도 했습니다. 

제주도민, 육지에서 오신 사람들이 강정 사람들과 함께 일을 나누고, 협력해서 행사를 잘 치렀습니다. 

먼 길 오는 수고, 걷는 수고, 노동을 나누는 수고, 재능과 즐거움을 나누는 수고가 이렇게 한 데 어우러져 평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라는 가톨릭 강우일 주교님의 예언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점점 현실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은 강정해군기지반대운동 3000일이 되는 날입니다. 공사장 정문 앞에 놓인 날짜판이 3000일을 가리킵니다. 

어떤 이는 SNS 를 통해 연애를 해도 3000일을 하기 어려운데, 해군기지반대운동이 3000일을 맞이했다며 기쁨과 놀라움을 글로 나누었습니다. 

강정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가짐도 정돈하는 분위기입니다. 언제나 본질을 외면하지 않도록, 함께 사는 이웃과 서로 사랑하고 나누며 사는 삶, 

불의에 저항하는 삶, 생명을 낫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려 합니다.

강정을 향한 국제연대는 평화에 대한 더 강한 희망을 낳아 줍니다. 작은 섬에 사는 사람들의 연대는 점점 뜨거워집니다. 

2차 대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은 사이판에 있는 마이크로네시아라는 섬에서 핵폭탄을 만들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가는 비행기를 띄웠습니다. 

전쟁은 끝났는데, 군사기지는 섬주민들과 생존 전쟁을 하고 있고, 사이판 주민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먼 제주로 왔습니다. 

필리핀은 평화로운 투쟁을 통해 독재 그리고 미군기지를 물리친 승리를 얻었지만, 군사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승리의 희망을 전하기 위해 제주에 왔습니다. 

네 번째 핵발전소 사용을 원천봉쇄한 대만은 더욱 인간답고 사회다운 대만과 동북아시아를 위해 연대의 길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이제 제주와 친구입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강정에서 함께 지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제주에 와 함께 생명평화대행진을 한 국제참가자들은 오히려 동아시아 평화의 길을 

강정에서 보았다고 말합니다. 서로 희망을 주고 받은 참 좋은 나날이었습니다.

카야가 지낸 열흘 동안의 시간이 한 달 같았습니다. 열흘 동안 참 많이 웃고 즐거웠습니다. Bro song 은 평화의 항해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어렵고 힘든 항해를 함께 감당한 팀원들은 어려울 때 서로 의지하며 돕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에밀리는 말똥이를 배에 태우고 행진도 하고 풍물공연도 하고, 

국제참가자들 안내를 도왔습니다. 동원은 한 주의 즐거움과 감동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곁에서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양심을 끝까지 지켜낸 상민씨가 세기모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길이 되어줘 고맙고, 밝게 나와줘서 고맙습니다. 

곁에서 기다려준 샘도 참 고생했습니다. 못다한 시간 행복하게 보내요. 아체캠프, 말레이시아 캠프 준비와 활동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번 주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제주에서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기도제목]

1.     해군은 공사지연으로 인해 발생된 손해액을 강정마을과 함께 활동한 사람들에게 청구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데, 세상의 정의와 양심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     더 많은 사람들이 강정을 알고, 평화를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에밀리와 말똥이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