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꾸미기_고 양용찬 열사를 추모하는 피켓시위.jpg


지난 11 7일은 제주도가 제 2의 하와이가 되는 것을 반대하며 분신을 한 고인 양용찬 열사가 하늘로 떠난 지 24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양용찬 열사는 분신하기 전 종이 한 장에 이런 유서를 남겼습니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 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24년 전, 재앙이 된 지금의 현실을 뼛속까지 느꼈던 분이었습니다. 그 분의 정신을 기리고, 실천하고자 그 당시 청년이자 고인의 동료였던 사람들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를 조직하고, 제주해군기지를 포함해 제주의 난 개발을 막는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현실은 고인의 희생을 기억하지 못한 채 끊임없는 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성이 요구되는 유원단지 허가를 받고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건설되었던 예래동 휴양유원단지 개발이 위법 하다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회 여야를 불문하고 다수의 의원들이 유원단지 개발을 제주도 조례로 결정, 추진할 수 있도록 제주도특별법 개정 추진 안을 결의했습니다.  제주도의 꿈이 제2의 하와이가 된 지금, 우리는 그 앞에 많은 것들을 잃고 있습니다. 노숙인이 넘칠 정도의 가난과 차별 그리고 환경오염을 안고 사는 하와이의 이면을 우리는 그대로 닮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인 양용찬 열사의 정신을 지키고자 공사장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섰습니다.


꾸미기_강정생명평화한마당 전체사진.jpg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강정마을 반대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완공을 앞두고 강정의 생명평화 운동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마을회에서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를 비유하자면 말기 암 선고를 받은 환자와도 같은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 우리가 해군기지를 물리쳐내지는 못했지만 우리 주민들이 단합하고 더욱 신명 나고 기세 좋게 마을을 유지하며 해군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낸다면 언젠가는 해군으로부터 빼앗긴 우리 땅과 바다를 돌려받을 수 있는 희망이 생길 것입니다.” 이 문자를 받고 10 명 내외의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마을회는 종이 한 장에 앞으로의 생명평화운동의 방향을 계획해서 담아왔습니다. 그 안을 가지고 이미 서귀포시장을 만나 제안도 했다고 합니다. 운동의 방향과 내용이 좋았지만, 1,000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묻지 않고 진행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느 주민은 이 사업이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주민은 강정에 이주해서 사는 지킴이들과 원주민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무조건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도 살펴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옆과 뒤를 살피면 앞으로 가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1,000명이 넘는 주민들과 살고 있고, 그 중에 20%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입니다. 마을의 아이들에게도 생각을 물어보면 어른들보다 창의적이고 순수한 생각들이 쏟아질 수 있는데 묻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부모님이든 이웃사촌이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번 회의 때 제안된 운동 방향 내용을 운영위원회와 마을 총회에 상정시켜 논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꾸미기_강정생명평화한마당 윷놀이.jpg


지난 토요일 강정생명평화한마당 행사를 열었습니다. 생명평화 운동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합을 도모했습니다. 10명 내외의 마을 할아버지, 청년들과 제주도범대위 활동가 그리고 강정지킴이들이 함께 축구, 달리기, 줄넘기 등의 경기를 하며 함께 웃으며 뒹굴었습니다. 아직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강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고마웠습니다. 축구든 달리기든 아이, 어른, 어르신과 함께 해도 완주하거나 이길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지난 주에는 강정주민 김미량 씨가 김포공항에서 탑승 수속 도중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벌금이 미납되어 수배 중이었다고 합니다. 평화센터 앞에서 생선을 팔다가 해군기지를 원하는 나들가게 아주머니와 욕설과 몸싸움을 섞어가며 다툰 후에 아주머니가 경찰에 고소해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갈등이 형사처벌까지 가는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그만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주 소식도 길었네요. 소식을 마칩니다. 이번 주도 평안하세요. 

  

[기도제목]


1.    박정희 대통령은 제주도를 제2의 하와이로 만들겠다며 열매도 맺지 못하는 야자수를 제주로 들여와 심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주도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얻은 것 이상의 큰 희생이 따르는 개발이 인간적이고 자연적이면 좋겠습니다. 예래동 휴양단지 개발을 막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세요. 

2.   강정생명평화 운동이 10년이고 100년이고 적어도 군사기지가 남아있는 한 지속되길 원합니다. 운동을 위한 운동이 되지 않도록, 관심 밖에서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도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운동에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에밀리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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