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제주에선 해군기지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정문 앞에 우리의 작은 집이 하나 더 늘었기 때문입니다. 브라더송과 십여 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작은 텐트가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평화의 집처럼 그곳에 있습니다. 사하자와 저는 포스트모더니즘과 평화 수업을 그곳에서 줌으로 듣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휴식처 뿐만 아니라 평화를 공부하는 강의실이 되기도 하는 곳입니다. 해군의 주목을 받고 있어, 언젠가 위협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평화를 담은 텐트는 해군기지 앞, 우리의 쉼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꾸미기]해군기지 앞에서 보내는 주말~.jpg


이번 주간에는 특별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박사님의 한반도 비핵화의 길입니다. 강의는 두 파트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첫번째 수업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에 대한 강의가, 두번째 수업은 제주도를 핵없는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길에 대한 토론으로 이뤄졌습니다.

긴 시간 이어진 강의었지만 사람들의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외정세에 대해 밝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남한은 어떻게 비핵을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내용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에선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확률이 적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이 핵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 남한의 군사기지를 활용해 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꾸미기]비무장평화의섬 특강~.jpg


두번째 시간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 어렵다면, 평화의 섬 제주만이라도 비핵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 중 비핵조례를 만들자는 안건이 토론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어 있기에, 비핵조례가 만들어져도 법적 효력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조약와 조례에서 발생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정치적 윤리적으로 의미가 있기에 조례를 만들자는 의견에 대다수가 동의를 했습니다. 매달 27, 제주의 비핵화,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여러 수업들을 통해 전쟁과 군사기지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배워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질문을 내 안에 던지고, 그 해답을 배워가는 이 시간이 좀더 중심을 가지고 해군기지 폐쇄를 외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배움과 일상이 함께하는 시간이 매일 지속되는 이 순간이 매일의 복음처럼 느껴집니다.

 

[꾸미기]평화신학 수업 중인 브라더송~.jpg


또 다른 수업들에서도 평화 활동의 구체적인 지식과 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강정지킴이 그레이스의 미디어액티비즘 수업에선 관점을 달리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시각적으로 평화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평화신학에서는 해전의 역사에 대해 배우며 성경이 전쟁을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의 오류를 깨닫고, 보이지 않는 의미에 대해 파악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과 평화 수업에선 하이데거를 다루며, 일상성에 길들여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지 않으며, 존재하기 위해 기투, 즉 질문을 던져야 하며, 존재하는 현존재는 타인의 양심이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꾸미기]새방밧 식구들과 보내는 일상~.jpg


세계를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 또한 평화 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 근본이 된다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내 안의 평화와 나의 삶의 터전이 평화로워야 바깥의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립니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매일 밥을 지어 먹고, 함께 대청소를 하고, 산책을 하고, 공부를 하고, 서로 배려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지금은 개개인의 노력과 평화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꾸미기]민들레학교 학생들과 함께 한 인간띠잇기~.jpg

[꾸미기]매일 아침 평화방송~.jpg


잠들어 있던 평화센터가 평화대학 수업과 함께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강정의 곳곳에 우리가 뛰놀 수 있는 공간들이 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비가 쏟아지던 날 강정으로 캠프를 온 민들레학교 학생들과 인간띠잇기를 하며 보냈던 축제 같은 순간처럼, 해군기지 터에서, 구럼비의 자리에서 춤과 노래를, 공부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립니다.

 

[기도제목]

1. 제주가 비무장평화의섬이 될 수 있도록

2. 강정의 평화의 공간들과 행동들이 위협받지 않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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