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6 21:10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주에는 코로나에 확진된 친구들이 모두 격리가 해제되었습니다. 평화대학 수업 또한 점차적으로 계획대로 진행되어 분주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두 명의 친구가 격리해제 된 화요일, 함께 들은 첫 수업은 강정지킴이 멸치님이 진행한 강정특강이었습니다.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가 완공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구럼비를 되찾고, 해군기지를 폐쇄시키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해군기지가 건설되었기에 이미 끝난 싸움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해군기지를 향해 폐쇄를, 평화를 외쳐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이 되고,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공권력에 의해 폭력을 당했습니다. 또한 구럼비와 강정 앞바다의 천혜의 자연이 파괴된 것은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강정에서의 ‘나의 활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민하던 시기에 강정의 현재를 제주의 지형과 역사, 도로를
통해 이야기해주신 덕분에 이곳에서 평화를 외쳐야만 하는 이유를 좀더 명확하게 세워나갈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목공 시간에는 브라더송이 기본적인 연장 사용법을 알려주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실습을 했습니다. 배운 기술을 통해 3개월 뒤면 만들어질 타이니하우스는 작지만 직접 만들었기에 그 어떤 집보다 소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토요일은 평화대학의 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생명평화백배와 인간띠잇기는 평소처럼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꽂은 깃발들이 해군기지 관련자에 의해 바닥에 던져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활동가들이 평화의 마음을 담아 소중히 만든 깃발들이 땅에 던져지고, 더러워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마음에 상처가 됩니다. 다시 깃발을 꽂고, 던져지고 하는 과정 중에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고, 누군가는 던져진 깃발에 맞기도 했습니다. 책임자를 만나 충돌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해군 측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말 내내 해군기지 앞에서 책임자와의 만남을 요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말들로 언성이 높아지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내 안의 평화를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토요일 저녁부터 내내 비가 왔지만, 일요일에는 날씨가 맑았습니다. 선선한 바람 아래 해군기지 철문 앞에서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텐트도 쳐 놓고, 평화로운 일요일을 보냈습니다. 강정지킴이 몇몇 분이 오셔서 함께 담소도 나누고, 아이들은 블록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맛있는 간식과 좋은 음악도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철문 너머에는 총을 멘 군인들이 있고, 주변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마냥 평화로울 수만은 없는 이 공간, 해군기지 앞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공간인지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어째서 이 공간에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없는 것인지
답답하기도 하고, 해군기지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가지 감정과 평화와 폭력, 비폭력 저항, 등등에 대한 복합적인 생각이 계속되면서 개인적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기도제목]
1. 코로나 확진자 친구들이 무사히 격리 해제된 것에 감사
2. 폭력 앞에서도 함께 힘을 내어 평화적인 행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3. 평화대학을 이끌어 가는 모든 손길이 건강할 수 있도록
4. 학생들이 수업 속에서 변화되고 성숙해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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