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9 16:15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드디어 마을버스가 새로운 옷을 입었습니다. 구럼비바위의 아름다운 빛깔과 모습으로 천연염색을 하듯 옷을 입혔습니다. 버스 천장에는 일강정이라는 큰 글씨를, 바퀴도 구럼비의 한덩어리 바위가 되어 버스 그 자체가 생명과 평화를 가득 담았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멋진 버스가 생겨서 보는 이들 모두 얼마나 흥에 겨운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강정평화학교에서 준비한 비폭력 트레이닝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익히고 .나누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활동의 8가지 단계중에서 현재 강정마을은 실패의 자각 단계인 5단계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에 다른 의견도 있었지만, 강정은 현재 실패의 단계를 가고 있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듯 했습니다. 마을공동체회복, 해군기지 반대, 선거 등 에서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운동이 일상처럼 이루어지고 있고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너머 비무장 평화의섬을 꿈꾸며 실천하고 있고, 지킴이들이 주민의 삶을 살며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실패보다는 성공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 단계에 온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실패와 절망 이라는 지나가는 경험에 덧붙여 써나가는 미래의 이야기들이 오고 가니까요.
과거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덮는다는 것이 단순히 묻어두는 것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미래는
불완전하고 부족한 과거의 빈 공간들을 채워나가는 아픈 과정 속에서도 피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실버와 파코가 민수윤애 가정이 사는 집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제는 정말 공동체를 떠나네요. 정주는 평화콘서트 준비를 즐겁게 준비하고 있고, 에밀리와 동원은 갤러리 만드는 일을 틈틈이 합니다. 강정을 방문 중인 브라더 송은 곧 있을 평화의섬 연대 국제캠프와 해비타트 캠프를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강정에서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기도나눔
1. 강정마을에 생긴 갈등들이 상처로써 끝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용서의 감정으로 강정마을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강정마을을 위해 삶의 노선을 바꾸며 살아가는 지킴이들의 헌신이 마을 안에서 존중되어지고 이들과 마을주민들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제주의 평화 사역을 담당하는 공동체 식구들의 몸과 마음 속의 평화와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