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7 14:46
여러분 안녕하세요. 평화의섬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강정은 작은 평화대학입니다. 강정을 방문한 사람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그 분의 삶과 경험을 나누면 그 어느 유명한 강의보다 뛰어난 인문학 강의가 됩니다. 또한 다른 현장의 사람들이 강정에 와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세계여행 한 것만큼이나 지경이 넓어지는 경험도 합니다.
지난 주는 평화의섬연대모임을 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제주, 오키나와, 타이완 이렇게 세 섬을 둘러싼 동아시아 바다를 평화의바다로 만들기 위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합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일본 헌법9조와 중국군사력의 동향, 하이난 군사기지, 대만 시민사회운동 그리고 국제해양법 등 다채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때마침 강정을 방문해 준 대만 교수와 학생들 덕분에 대만 시민사회운동을 재밌게 듣게 되었는데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며 국회에서 날치기로 법안을 통과 시킨 것에 대해 분노한 청년들이 입법부를 점거한 사례는 우리에게 용기를 심어주기까지 했습니다. 국제해양법 강의에서는 멀리 서울에서 온 섬분쟁 전문가가 기꺼이 찾아와 동아시아를 둘러싼 영토분쟁과 해양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지 못하면 영토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 곧 강정에 집을 짓는 캠프가 시작됩니다. 7월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지나갈까요? 많은 일들을 돕기 위해 Bro song이 강정에 와 있고, 조만간 행진과 평화의바다 캠프에 영희, 노나, 우노가 와준다니 얼마나 반갑고 힘나는 지 모릅니다. 샘이도 승마장에서의 일을 마치고 강정을 돕기 위해 공동체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병역거부로 감옥에 가 있는 상민 씨의 편지를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기쁜 소식을 나눕니다. 민수윤애 가정의 아이인 시와가 벌써 백일을 맞이했습니다. 이제는 목을 가눌줄도 알고, 옹알이도 잘 하고, 반짝 거리는 물건에 시선을 두는 것도 참 잘합니다. 그리고 파코 배 위에 앉아 있는 것을 제일로 편하게 생각합니다.
대만에서 온 학생들과 교수가 강정을 방문하고 마을을 떠나기 전에 인사를 잠시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날 에밀리는 눈물을 흘리며 대만에서 이렇게 와준 것이 너무 힘이나고 감사하다고 말했답니다. ‘정말로 하나님이 제주를 사랑하시나보다’ 라며 기뻐 웃기도 했지요. 정주 간사는 강정에서 교육의 여왕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강정이라는 현장을 학교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답니다. 언제 어디서든 배움의 장을 만들고, 누구든 학교 선생님이 되고, 남녀노소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갖게 해주는 참 멋진 코디네이터에요.
이번 주는 비도 많이 오고 태풍도 온다고 합니다. 모두들 건강과 안전이 함께 하길 이곳에서 기도합니다.
[기도제목]
1) 지금의 강정이 위기라고 합니다. 신념과 양심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자리가 좁아지고, 마을을 위해 앞장서는 주민들의 진심이 있는 그대로 소통되지 못하는 현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2) 두 명의 활동가가 벌금 납부 대신 노역을 택했습니다. 두 달간 감옥에서 지내는 동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3) 제주의 평화 사역을 담당하는 공동체 식구들의 몸과 마음 속의 평화와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