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평화센터 옆에 작은 컨테이너로 지어진 공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는 들꽃이라는 강정지킴이가 천과 솜으로 인형을 만들고, 갖가지 장식품들을 만드는 곳입니다. 들꽃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예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들꽃은 강정에 살면서 이곳에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것들이 참 많이 있는 사람인데, 그 중 하나가 저녁마다 평화센터에 불이 밝혀지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입니다. 평화센터가 불을 밝히고 사람들 북적거리면 들꽃의 표정도 그만큼 환해지고 생기가 넘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꾸미기_1불 밝힌 평화센터_평화콘서트 모습.JPG

참 감사하게도 요즘 평화센터는 불 꺼질 날이 없습니다. 대학생들, 기독교 청년 평화순례단 , 행진을 참여하기 위해 미리 내려 온 방문자들 등 많은 사람들이 강정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많으니 평화를 노래하며 이야기 나누는 그런 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평화콘서트나 평화대담은 강정에서 이미 일상이라는 옷을 입은 지 오래입니다. 

꾸미기_1강정 통물도서관 앞 벽화를 그리는 청년들과 에밀리.JPG

사람들이 많으니 강정주민들, 지킴이들도 살아납니다. 그림 그리길 좋아하는 에밀리는 청년들의 도움 덕분에 강정의 중심지인 통물도서관 앞에 참 예쁘고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렸고, 일손이 부족해 많은 부분들을 놓치며 농사를 짓던 주민들은 청년들의 도움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농작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요. 많은 사람들이라도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꾸미기_1넓은 품을 가진 강정의 이정표.jpg

강정에 하쿠라는 지킴이가 있습니다. 머리를 빡빡 밀은 멋진 남자인데요, 원래 직업은 플로어리스트(꽃장식 전문가)였답니다. 투박하게 보이는 손에서 꽃이든 뭐든 거치게 되면 참 아름답고 신선한 것들로 만들어 집니다. 그런 그가 마을에 이정표를 만들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곳에 이정표를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평화센터에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가자지구, 쌍용자동차, 용산, 밀양 등 마을 이정표라고 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먼 거리까지도 안내를 해줍니다. 한 사람이 품은 세상이 이렇게 넓다는게 참 놀랍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니 강정이 품은 세상도 점점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꾸미기_1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 기자회견 모습.jpg

내일부터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시작됩니다. 행진이라는 행사 덕분에 제주는 평화를 향한 열기가 가득해지지요.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강정마을 일에 참여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행진 준비를 위해 물질과 마음을 모아주고, 더불어 주민들도 행진 행사 안에서는 저마다 역할과 책임을 자연스레 맡기도 합니다. 이번 행진 때의 공연을 위해 팀이 만들어지고 매일 같이 열띤 연습을 하고 있는 풍물팀이 벌써 첫공연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소문이 절로 퍼져, 곳곳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온다고도 합니다.


강정은 뜨겁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하지요. 세상 속에서 달궈진 여러분들의 몸과 마음을 생명과 평화를 향한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이곳 강정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던져보는 것이 올 여름 진정한 피서입니다.

 

[기도제목]

  1.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과 평화의바다 국제해상캠프 기간 동안 준비하고 진행하고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의 신명이 넘쳐날 수 있도록, 무사히 행사들이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제주 사역을 담당하는 간사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공동체로서 서로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따뜻해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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