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뜨겁고 분주했던 8월을 보내고 9월을 맞이했습니다. 제주에 부는 바람도 어느 새 가을 기운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는 파코와 실버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 두 사람의 떠남을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했습니다

덕분에 저희들도 함께 바빴던 시간이었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이 계신 평화바람 식구들과 마을의 시인 삼촌 성규삼촌이 개척자들 식구들 모두 식사에 초대해주셔 맛난 음식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진 3.JPG


이 바쁜 와중에 실버는 규방 공예 전시회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지난 1년 정도 함께 규방공예 수업을 해온 친구들과 말개스트 하우스에서 그 동안 만들어온 작품들을 소개하기로 했지요.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든 작품들이 한 데 모여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바느질 이라는 것이 혼자 하는 작업 같으면서도 한 데 모여 이야기 꽃 피우며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가는 공동작업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버의 실력은 그 중에서도 출중했지요. 한 주 내내 파코와 실버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버 작품 앞에서.JPG


한 편, 브라덜송과 에밀리는 내년에 있을 제 2회 평화의 바다 평화캠프 준비모임과 포구에서 요트를 고치고 꾸미는 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에밀리는 중국 여름 평화코스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열심을 내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반 년 넘게 살았던 샘도 다시 육지로 올라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을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러 다니며 보내었습니다.


사진 5.JPG




마침내 파코와 실버 환송회날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떠나기 바로 전 날 저녁 각자가 조금씩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의례회관에 모였습니다. 노래와 덕담 듣는 시간 그리고 두 사람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추억이 담긴 사진 영상과 파코와 실버의 흐르는 눈물을 결국 보아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을에 있는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두 사람과의 이별을 너무나 아쉬워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을 고이 간직하려 두 사람과 사진을 찍었는데 무슨 웨딩촬영하듯 줄이 줄줄이 이어졌지요. 그리고 어떻게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준비한 선물들과 음식들까지파코와 실버가 얼마나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지 또 두 사람이 그 동안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온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남달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코와 실버를 위해 선경이라는 친구가 부른 노래 가사의 일부를 나눕니다. 두 사람을 벌써 무척이나 그리워하면서..


"모든 바다는 연결되어 있으니 어디에 있어도 우리는 서로 같은 바다에서 같은 물을 마시며
똑같은 숨결을 느낄 수 있겠지 구럼비와 산호와 저 바다 냄새 그 숨결을 기억할 수 있겠지"

기도제목:

1.     지난 10년 넘게 현장에서 전심을 다해 평화를 위해 수고한 파코와 실버가 새로운 여정 가운데 참된 쉼과 충만한 기운을 채울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가운데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를

2.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며 강정마을에도 그 간의 들인 평화의 노고의 결실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들이 있기를

3.     4주 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돌아오는 동원이 마을 공동체의 지지와 격려 속에 그 시간들을 잘 소화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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