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5 15:43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국제 마린 평화캠프 준비모임]
노동절이었던 5월 1일 강정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작은 보트 두 대를 타고 항해를 했습니다. 보트가 바다에 나가 있는 동안 선글라스를 낀 얼굴 까만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는 포구에서 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 곁으로 왔습니다. 실버, 에밀리, 동원 그 외 남자들이 있었는데, 대뜸 우리를 보고는 한 켠에 방치된 고장난 고무보트를 치우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당장 이거 치워주세요. 지나가는 올레꾼들이 보기 싫어해요. 당신네들 여기 와서 한번도 쓰레기 치우는 거 못 봤어. 포구에서 배를 갖다 댔으면 청소라도 열심히 하고 선주회에 음료수라도 한번 사서 찾아와야 하는 거 아냐. 강정주민들도 함부로 사용 못하고 우리 선주들만 사용하는 강정포구에 당신네들 같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 ” 라고 말하였습니다. 실버는 성난 아저씨에게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라며 예의를 갖추어 대답을 했습니다. 대화 속에서 알았는데, 그 아저씨는 선주 회장이었고, 실버는 아저씨의 성난 삿대질 때문에 손목에 손톱자국이 나버렸고, 손지검도 당할 뻔했답니다. 이 글을 소리 내어 읽는 분에게는 죄송하지만, 저의 마음 속에서 맴돌던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이 개새끼 어디서 시비야”
[남아공 다큐팀과 인터뷰하는 파코]
바다가 오염되는 건 아랑곳 않고, 추억이 깃든 소중한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어 마음 아픈 주민들 생각은 않으며, 선주회장이라는 권위를 안고서는 한 쪽 구석에 노란 깃발 펄럭이며 바다에 나가 불법공사들을 막았던 고장난 보트를 트집삼아 삿대질 하는 모습이 참 꼴불견이었지요. 강정을 소유하지 않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처입은 자와 범죄자가 되어 살아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샨티대안학교의 교장이신 권술룡 할아버지는 강정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벌금 노역을 4월 26일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처는 곪아가고, 범죄경력은 지워지지 않는데 누군가들은 그렇게나마 지켜왔던 강정을 소유하려 드니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여러분, 슬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규방공예를 시작하는 에밀리]
황진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졌던 에밀리는 장구 배우기에 이어 규방공예를 배우고 있답니다. 더불어 에밀리는 다음주 월요일에 대행진 참여를 위해 오키나와를 방문할 예정이고, 지금 한창 국제평화캠프와 내일 있을 평화의섬연대 모임을 준비 중입니다. Bro song 과 윤덕이형은 매달 진행되는 평화의섬연대 모임에 함께 하고자 지금 강정을 방문 중입니다. 여전히 일하고 있는 파코는 다음 달 영자신문을 만들고 있고, 정주 간사는 강정의 다양한 모임들에 참여하며 사람들과 더 친숙한 관계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카야가 강정을 방문해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 떠났고, 아체 일꾼이었던 다코타가 수요일 강정에 옵니다.
5월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강정에서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오키나와 평화대행진 때 사용할 현수막 만들기]
[기도제목]
1) 이제 곧 벌금을 내기 위해 노역을 택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화롭게 살 권리, 자유롭게 평화를 말할 권리가 이 땅에서 억압받지 않게 될 날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2) 강정마을 주민들 스스로가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 분들의 마음 속에 희망과 용기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3) 에밀리가 오키나와 여행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개척자들 제주 공동체 모두가 건강과 행복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