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에서 한 주간 소식을 전합니다.


꾸미기_1평화센터에 걸린 구럼비 탁본 전시.jpg


가을이 왔음을 고장 난 보일러 덕분에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몇 주째 온수가 나오질 않는데 요즘 그래서 머리 감는 시간이 가장 두렵습니다. 다들 평안하셨나요? 강정 투쟁은 햇수로 8년째가 되어 가는데 계절마다 자연이 다른 모습을 하듯 이 곳의 투쟁도 날마다 변화를 맞이하는 듯 합니다. 지난 한 주간도 많은 방문이 있었고 많은 회의와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레이스라는 활동가의 친구 미국에서 온 루나가 두 달 반 정도 강정에 있다 돌아갔습니다. 강정과 사랑에 빠졌다며 내년에 돌아오겠단 약속을 남겼지요. 유난히도 자연과 사람 그리고 한국의 민요를 좋아했던 루나의 농무가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네요. 간디학교에서도 50 여명의 학생들이 마을을 다녀갔습니다.


꾸미기_1마을 풍물팀 춤비 숨비의 공사장 앞 공연.JPG


요즘 마을 새로운 풍물패는 규모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우수학생인 에밀리와 정주는 존재감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고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실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개탄해 하고 있습니다. 마을 풍물팀에 급기야 마을 주민 여자 삼촌도 들어오셔 모두 기쁨의 비명을 질렀지요. 풍물팀 이름도 지었습니다. 춤비숨비. 의미는 춤추는 구럼비 춤비 해녀들의 호흡 소리 숨비 입니다.


꾸미기_1오키나와에 있는 종환삼촌.jpg


한 편 마을에서는 9월 초에 있었던 마을 리더들과 새 도지사와의 만남에서 거론된 진상조사추진과 관련해 논의가 한 창입니다. 9 30일에 마을 총회에서 찬반투표로 진행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마을회장님이 지킴이들의 의견을 물어 오시며 전체 모임을 여셨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으며 상황을 찬찬히 설명해주셨는데 이런 과정 상의 상호 존중과 배려가 참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꾸미기_1팔레스타인 가자이 있는 친구와 스카이프 전화통화.JPG


동원은 사회복무를 하느라 매일같이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돌아옵니다. 에밀리는 도시락을 빠지지 않고 정성스레 준비해줍니다. 한 번 수저를 빠뜨리기는 했지만요. 정주는 13년 전 동티모르 캠프에서 만난 친구 지희가 강정에 놀러와 몇 년 만의 해후를 경험했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를 다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마을 삼거리 식당 요리사 종환삼촌은 오키나와에서 있는 조성봉 감독의 구럼비 바람이 분다 영화 상영회에 함께 초대 받아 가셨습니다. 오키나와의 계속되는 연대에 서로가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제는 일요일 밤이었는데 늦은 저녁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스카이프 전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아스마라는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 라는 문구를 모두들 온 힘을 다해 외쳤습니다.

강정의 한 주도 또 이렇게 가득 채워졌습니다.

평화를 빌며


기도제목:

1.     강정마을 진상조사 추진과 관련해서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충분히 숙고하고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2.     강정마을에서 이주민으로 또 활동가를 살아가는 지킴이들이 살아내는 그 하루 하루로 인해 강정마을에 평화가 꼭 찾아오기를

3.     오랜 투쟁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찾아와 새로운 방향성을 찾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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