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기_11.인간띠춤.JPG


 고개를 한 바퀴 다 돌리지 않아도 마주하고야 마는 한라산은 마침내 다른 옷을 입고서 푸른 가을 하늘 앞에 나타났습니다. 능선을 따라 곱게 물든 단풍에 한 낮에도 노을에 붉은 빛을 머금은 듯 아름다운 색을 띠고 있습니다.


꾸미기_12. 도지사와 간담회에서 미량님이 자신의 물리적 고통에 호소하는 모습.JPG


 지난 수요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마을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3시간이 넘는 진행되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들이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를 정성스레 준비해와서 질의응답 시간 내내 도지사를 긴장하게 했습니다. 제주도내에 있는 모든 언론사들이 온 듯 앞쪽 공간을 가득 메웠습니다. 도지사의 답변은 하나 같이 같은 내용이었기에 처음 몇 번 반복 될 때는 조금 지겹단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는 계속 듣고 있기에 귀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마을 주민들은 도지사들에게 거듭 속아왔기 때문에 이 새로운 도지사의 말을 믿어야 하나 싶으면서도 이제 이 마당에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믿어보자라는 심정으로 자신들이 가진 의문과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마을 주민들의 질문과 이야기에 진정성이 느껴졌고 주민들 홀로 싸운 처음 몇 년간의 그 외로움, 괴로움 그리고 답답함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강정마을회는 다시 진상조사진행과 관련한 마을 임시총회나 운영위 모임을 통해 진행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강정마을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어쩌면 마을 활동가들은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선택에 대해 활동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오히려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꾸미기_13. 서승 교수님과.JPG


 토요일에는 서승교수님 강연회가 제주시에서 있었습니다. 난징대학살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평화의 섬 연대팀에서 준비하고 있고, 요즘 이 일을 돕는 제주대 휴학생 선우와 호수가 함께 다녀왔습니다. 19년간의 옥생활과 투옥 과정 속에 화상으로 얼굴 전체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70의 나이의 서승 교수님은 인권의 부재와 결핍이 인권의 존재 여부에 의미를 준다고 이야기 하셨듯 그 분이 경험한 억압과 속박의 경험이 지금 그 분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와 열정을 느끼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꾸미기_14. 제주 평화축제 포럼.JPG


 강정에만 있으니 잘 모르지만 제주에 가시리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3일간 제주평화축제가 열렸지요. 일본참가자들이 많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일요일인 어제 호수는 오후에 있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의 미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패널로 초대 받아 장장 3시간이 넘는 이야기 시간 동안 강정활동가로 또 평화의 섬 연대이야기로 질문 공세를 받고 왔습니다.


 동원은 육지에선 일주일 훈련이 있어 올라갔습니다. 에밀리는 내내 일하다 잠깐 쉰다고 함께 광주에 갔는데 아마도 조용한 곳에서 집중해서 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둘을 올려 보내고 호수는 강정친구들에 의지해서 잘 지내보렵니다. 평화를 빌며.

 

기도제목

1.     최성희 선생님이 벌금 대신 12일 간의 노역을 살고 계십니다. 남은 일주일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실 수 있기를 그 분의 평화로 가는 삶의 여정에 작은 기적들이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2.     강정마을이 지난 8년 간의 해군기지반대 투쟁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혜를 모아 후회 없는 결정을 할 수 있기를

3.     에밀리가 육지에서 보내는 시간 충분한 쉼을 얻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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