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5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8.15 13:46

개척자들 조회 수:2133

지난 8일 월요일 아침, 태풍 무이파가 지나고 난 다음 날 마을 분들은 각자의 밭으로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보려고 분주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구럼비도 꽤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간 굳건히 구럼비를 지켜 오던 중덕사가 무너져 내렸고 아침마다 100배를 드리는 장소인 구럼비 제단이 철제 골제만이 휘어진 채 남았을 뿐 나무로 된 바닥 부분은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전기며 인터넷 등도 모두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햇볕이라도 가리며 점심이라도 먹을까 해서 새로운 차광막을 드려오려고 하다가 일이 터진 것입니다.

 

어디에서 그 많은 병력들이 나타난 것인지 삼거리로 들어 오는 길목을 전경과 경찰들이 틀어 막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삼거리를 막고 있는 경찰들2.jpg 

이제껏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싸이렌 소리를 듣고 달려간 저희들은 전경들이 길을 막는 바람에 삼거리로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태풍 피해를 도와 준다고 와도 그 동안 쌓인 경찰에 대한 서운함이 풀릴까 말까인데 어떻게 태풍이 오고 난 다음 날 이렇게 인정도 없이 밀고 들어 올 수 있는 것일까요?

 

마을 분들의 울부짖음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길을 막고 있던 전경들이 길을 터주기는 했지만, 동영상을 찍고 만들고 유포해 오던 한 활동가가 결국 연행되면서 이번 대치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 날 때마침 아시아 교회 협의회에서 목사님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시고 있었는데, 생생한 현장을 보는 결과가 된 셈입니다

 

목요일 천 명 이상의 병력이 투입된다는 소문에 그 전 날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다행히 삼거리를 지키던 분들로부터 동원령이 해지되었다는 반가운 이야길 듣고는 돌아왔습니다.

 

강우일신부님의구럼비미사인도2.jpg

오전 11시 들이닥치겠다는 경찰보다는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님의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천 여명의 카톨릭 신자들이 구럼비를 찾아 왔습니다.

 

제가 제주에 내려온 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시간에 찾아 온 적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강우일 신부님은 사진 전시관에 올라 미사를 집전하셨고 신도들은 구럼비를 채우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당시에는 이렇게 성스러운 교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습니다.

 

 강우일 주교님은 카톨릭 교리 중에 군비 경쟁에 동의하지 않는 내용이 있음을 마지막으로 상기 시키셨고 강정에 내려와 살고 계시는 문정현 신부님은 구럼비를 시멘트로 덮을 때 본인과 함께 구럼비에 시멘트로 덮이자고 성도들께 눈물을 호소하셨습니다.

 

반갑고 그리운 동료들이 제주 국제 평화 캠프를 위해 속속 내려왔습니다.

 

현장의 싸이렌 소리에 뛰어 다니던 제주팀이 돌아오는 주의 평화 캠프를 어떻게 치르게 될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정의와 평화를 목말라 하던 이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인생에 만난 단비와 같은 시간이 되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1. 강정마을의 평화와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2. 해군기지 공사 계획이 백지화되도록

3.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와 평화가 강정마을을 통해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되기를.

4. 감옥에 구속 수감중인 최성희 평화 활동가의 건강과 석방을 위해(8 17일 최종 선고)

5. 8 15~20일 진행될 제주 국제 평화캠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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