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4.25 12:26

개척자들 조회 수:2199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지금 강정마을에서도 재현되기를 희망해 보는 지난 한 주였습니다. 정의와 평화가 이 곳에서 부활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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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군기지 건설사업장에서는 바닷속에 넣을 삼발이, 사발이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나무로 본을 뜨고 그것을 따라 쇠를 만들고 그 속에 콘크리트를 붓고 굳히는 과정입니다. 그 작업장을 위해 ‘붉은발 말똥게’의 서식처들이 무참히 파헤쳐지고 다져지고 시멘트로 덮이는 실정입니다. 60톤짜리 사발이를 망연자실 바라 보면서 어릴 때 즐겨 보았던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만화영화의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 우리들은 지구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요일에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더니 경찰과 업체 측 사람들이 들이 닥쳐 중덕 산성의 돌들을 제거해 버렸고 펼쳐 놓은 배너들을 모두 걷어가 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종환 삼촌은 마지막 배너 한 개를 지키려다가 세네 명의 장정들에 의해 바닥에 눕혀지게 되었는데, 절규하는 삼촌의 눈에서 그만 눈물을 보고 말았습니다. 윤애도 소리를 지르고 포크레인을 막고 전도사님은 저항하다가 손과 발아 사람들에 의해 붙잡혀 끌려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종환 삼촌의 배너 하나만 남겨 달라고 절규했지만, 무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과 포크레인이 돌아 간 뒤 다시 배너를 찾아와 펼쳐 놓았습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날 오후 공사의 안전을 기원하는 기원제가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젯밥이 되는 제사를 그 어떤 신이 즐거워할지 모를 일입니다.

 

수요일에 전도사님과 함께 활동하고 계시는 세 분이 경찰로부터 22일 출두요청서를 받았습니다. 삼성의 하청업체인 우창건설의 영업방해 때문이었습니다. 자본과 권력과 이제는 법까지 모두가 하나로 우리들을, 강정마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곳에서 그런 세력들이 구체적인 실체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정의는 승리한다’는 진리도 함께 선명해져 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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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기철이와 김옥연 목사님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누군가가 이 곳에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존재들이 주는 힘들이 이 곳에서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주 IVF 김기훈 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오기도 하셨고 서울의 한 지역 IVF 멤버들도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김반장과 지구별들이 구럼비에서 공연을 했는데 공연에 찾아온 꼬마 손님들이 저는 더 반가웠습니다. 지는 해 속 구럼비에서 아이들과 ‘중덕이’가 함께 뛰어 노는 모습은 그야말로 평화였습니다. 이 때 왔던 꼬마 친구 태나는 예쁜 배너를 엄마와 만들어 구럼비를 지켜 달라며 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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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드디어 ‘평화의 섬 제주, 국제 마라톤대회’에 참여했습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 마지막까지 역경이 있었지만, 도라, 윤애, 민수, 당당, 물따라 게다가 전날 갑자기 함께 하게 된 우리의 영원한 서포터즈 서울식당 사장님까지 여섯 명은 최선을 다해 아주 즐기며 행복하게 달렸습니다. 우리들의 등에는 ‘No, 해군기지!!’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고 카메라 앞에서는 항상 등을 돌려 촬영에 응하기도 했답니다. 물론 10km를 완주 할 수 있었지만 5km 반환점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타고는 성산포에서 진행 중이던 그 말 많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행사’에 참석해 자연을 파괴하는 해군기지 건설의 모순됨을 알리는 일에 합류했습니다. 대통령 부인까지 참석한다는 행사라 우리들의 활동을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막았지만 빠르게 배너를 꺼내 들고 피스몹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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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교수님의 단식이 20일째로 접어 들었습니다. 전 도지사셨던 신구범 선생님도 중덕사에서 함께 단식을 시작하셨습니다. 이 곳에서 시작된 작은 불꽃이 들불처럼 번져 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제목>

1. 단식 중이신 양윤모(20), 신구범 선생님(8)을 위해

2. 경찰의 출두요구를 받은 분들(송강호, 고권일, 김종환, 최성희)이 지혜와 담대함으로 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3. 비폭력 직접행동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몸으로 막고 있는 마을 분들과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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