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4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4.04 09:13

개척자들 조회 수:2191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곳 제주도에서 가장 일조가 좋고, 물이 좋은 일강정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한주간도 강정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가면서 한주간을 회상해보고자 합니다

 

4.3 위령제

오늘 오전에 저희들은 제 63주년 4.3 희생자 위령제에 다녀왔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진행된 위령제에는 우중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강정동 주민들도 행사에 참여하시는 유족분들이 계셔서 저희들도 그 분들과 함께 4.3 평화공원에 다녀왔습니다. 넓디 넓은 공원 가운데 호수를 끼고 그 주변을 두르며 늘어선 검은 비석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한 할머니가 우리 누구야 하면서 사이다를 소주잔에 따라서 이름자 앞에서 잔을 돌리고 귤을 꼬집어서 한번 까고..그러다 급히 그 밑에 아이고 우리 누구 삼촌아 하면서 사이다를 소주잔에 다시 따라 다른 사람의 이름자 앞에서 잔을 돌리고.. 다시 한번 귤을 꼬집어 까내시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꽤 굵은 빗방울이 내려서 였을까요. 할머니의 손은 너무 바빠 보였습니다. 제 눈에는 간소하지만 제를 올리는 할머니가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오늘은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니까, 사이다 한잔씩 올려야 하니까 그렇게 제를 올려야 할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렇게 바빠 보였다고나 할까요. 4.3 위령제 1.JPG 

 

이곳에 적혀있는 이 사람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불러주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습니다

 

이곳 4.3 평화공원 비석 적혀있는 사람들은 약 4만명 정도라고 합니다만 제주도민 분들의 이야기로는 사망 또는 실종, 출감 후 고문으로 인한 지병으로 사망하는 등 실제 희생자 수는 8만 명을 웃돌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위령제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제주도의 많은 가정들이 오늘 제사를 드리더군요.

 

저는 이점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공평치 못하고, 역시 정치적으로 걸러 내지고, 피해 수위를 조작한 위령제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행사 내내 해군 군악대가 찬송가를 무겁게 연주하던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강정동 마을 분들의 추모비 앞에 국화꽃은 놓으며 잠깐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민주노총의 평화문화제

토요일 밤에는 민주노총의 천여명의 노동자분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하셨고, 해군기지 반대 지지를 위한 평화문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대금연주, 재미있는 연극, 노래, 춤으로 그 동안 외롭게 투쟁해오던 강정마을 주민 분들을 충분히 응원하고, 저희들도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민성이 아버지는 흥에 겨워 행사장 앞에 나가서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시고, 종환 삼촌은 매일 같이 드시는 술이지만 어제는 너무 좋아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하시더군요. 마을 주민 분들이 행복해하며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니 저희들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의가 이겨서 해군기지가 취소되는 날에는 그 행복이 얼마나 클까요 그 행복의 날을 기도하게 됩니다.

 

영희, 민정 강정에 도착하다.

민주노총 평화문화제가 시작될 무렵, 강정동에는 아름다운 두 여인이 도착했습니다. 영희언니와 민정언니이지요. 제주팀이 부탁한 짐 때문에 15kg 상당의 짐을 가져다 주어서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두 여인이 강정에 들어오게 되면서, 저희들은 민성 아버지께서 소개해 주신, 빈집 한켠을 정리하고 장판을 깔아 나름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직 전기가 들지 않아 조금 춥고 밤에는 초를 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조금씩 수리하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중덕바닷가에 돌고래때 출현

4 1, 제가 기억하는 한주간 동안의 가장 행복한 날이었을 겁니다. 강정바다돌고래출현.JPG오후에는 양윤모 선생님으로부터 돌발상황이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중덕 바닷가에 돌고래가 출몰했다는 소식이었어요. 저희들은 옮겨갈 빈집을 둘러보고 있었기 때문에, 양선생님이 외로우시니까 우리를 부르고 싶으신가 보다 하면서 느긋하게 과자 몇 봉지 사가지고 중덕으로 내려갔습니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저희들은 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덕 바닷가 구럼비 앞에 빛나는 바다위로  어림잡아 20마리 정도의 돌고래들이 여전히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저희들은 너무 좋아서 괴성을 질렀지요. 저희들뿐만 아니라, 올레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구럼비로 내려가 돌고래들을 한참 동안 보고 가곤 했지요. 대박이었습니다.

 

이날은 평통사 제주도에 내려와 고등법원에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에 대한 원고 부적격 판결에 대한 항소심에 대한 진정서를 전달했고, 전날 마을 총회에서 고권일 선생님이 해군기지 반대 투쟁위원장으로 선출된 기쁜 날이기도 해서, 돌고래들이 고마워서 오랫동안 강정바다에 머무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이야기 하더군요.

그런데, 가만 보니, 수십 마리의 돌고래가 그곳을 떠나지 않고, 이상하게도 구럼비 앞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포구쪽과 매부리쪽에 설치된 오탁수 방지막과 쌓여있는 테트라 포트 때문에 먹거리 물고기들을 따라 헤엄쳐서 지나가던 돌고래들이 막혀있으니 이쪽에서 돌아 나오고 또 저쪽에서 다시 돌아 나오고 하던 것이었지요. 저는 속이 상했습니다. 돌고래들이 마음껏 헤험 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강정의 중덕 바닷가에 해군기지는 결코 들어서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강정마을 총회

지난 3월 마지막 날은 강정마을 총회였습니다. 저희들은 마을 주민이 아니라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해군기지 반대 위원장으로 고권일 선생님이 임명되셨어요. 평통사와 민주노총, 생명평화결사, 개척자들과 같은 여러 외부 단체가 들어와 있어서 그런지, 마을 주민 분들에게 많은 힘이 되나 봅니다. 하지만, 오랜 투쟁기간 동안 마을 분위기가 많이 침체되어 있는데, 그것은 해군이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수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탁금을 찾아가서 그러하다고 하더군요. 공탁금을 찾는 것에도 일정기한 내에 찾아가지 않으면 높은 세율의 세금이 붙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탁금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해군이 강제수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림콘도가 가지고 있는 넓은 땅을 우선 사드릴 수 있었고, 전체 면적의 반 정도를 이미 받아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실제 주민들 대부분은 억울하게 자신들의 농토를 잃은 샘이 된 것입니다. 지체 여러분, 강정마을의 주민 분들이 힘을 내어, 자신들의 어머니인 자신들의 고향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힘내어 싸워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제목>

1.     해군기지가 건설이 저지되도록

2.     평화를 위한 개척자들의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거점지가 생겨나도록

3.     강정마을 주민들이 정의와 평화를 포기하지 않도록

4.     전국의 젊은이들이 강정의 평화를 위해, 강정방문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각 지역과 단체들과의 연대가 지속되도록

5.  맴버들의 안전한 해상활동과 건강을 위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평해 출정식 및 기자회견 관리자 2023.04.21 267
53 제주해군기지 불법적 공사를 즉시 중단해 주십시오! 윤애 2011.04.10 3004
52 영화 제목 : 붉은발말똥게는 왜 약천사로 가야만하는가...(4월 7일 동영상) 윤애 2011.04.08 3994
51 양윤모 교수 감옥에서 단식 3일째 file 윤애 2011.04.08 4764
50 다시 한번 불법공사를 막다 [1] file 윤애 2011.04.08 6201
49 4월7일 조금 전 현장에서 보내온 사진 file 정주 2011.04.07 4035
48 계속되는 불법적인 해군기지 공사 그리고 주민들의 항의 [3] file 윤애 2011.04.07 7584
47 오늘 강정마을에서 온 현장의 모습입니다. file 정주 2011.04.07 4191
46 일강정은 살아있다 윤애 2011.04.06 3268
45 오늘 제주지사 광주고등법원 강정마을해군기지 관련 공판에 대한 성명서 개척자들 2011.04.06 2942
44 강정마을에서 알려드립니다. -사진 file 비비안 2011.04.06 2582
43 강정마을에서 알려드립니다 -사진 file 비비안 2011.04.06 3315
42 강정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file 윤애 2011.04.06 3620
» [2011년 4월 4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1.04.04 2191
40 정의가 승리하는 꿈을 꿉니다. (2011년 3월 27일 중덕 바다에 띄우는 편지)| file 송강호 2011.04.01 2942
39 [2011년 3월 28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1.03.28 2149
38 [2011년 3월 21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1.03.21 2690
37 제주해군기지 주변 발전계획, 절반은 뻥이었다? 7개 사업 전면 재검토…전체 사업비의 절반 국비없어 '실현' 불투명 윤애 2011.03.20 2447
36 강정마을관련 웹문서 윤애 2011.03.18 2686
35 오늘의 강정기사 윤애 2011.03.17 2263
34 강정마을 오늘 기사 윤애 2011.03.15 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