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1>

 

구럼비를 살리기 위한 생명의 연대, 평화의 순례는 계속됩니다.

 

어제 우리는 평화비행기를 타고 평화버스를 몰아 구럼비로 달려왔습니다. 살아 숨쉬는 바위, 그 위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들을 온몸으로 껴안기 위해 손에 손을 잡고 평화의 순례에 나섰습니다.

 

강정주민들이 뜨거운 포옹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낯익었던 많은 얼굴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9월 2일 새벽 경찰이 마치 군사작전하듯이 들이닥쳐 구럼비로 가는 모든 통로를 폐쇄하고 항의하던 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닥치는 대로 연행했기 때문입니다. 구럼비는 높다란 담벼락과 철조망, 길게 늘어선 차벽과 푸른 제복의 경찰병력으로 겹겹이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우리의 순례행렬은 올레 7길을 걸어 구럼비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푸른 제복의 경찰병력이 점령자처럼 늘어서 있는 구럼비를 강정천 건너편 먼발치에서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 같고, 꽃 같고, 구름 같은 구럼비를 그저 하염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육지경찰의 원천봉쇄도, 계엄령과 같은 위압적인 무력시위마저도 우리가슴 깊은 곳에서 흘러넘치는 생명의 외침, 평화의 기운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구럼비와 함께 하는 2000여명이 한 덩어리가 되도록 신명나는 평화난장(콘서트)을 시작했습니다. 놀자 놀자 강정 놀자! 우리는 구럼비의 어깨가 들썩거릴 때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우리가 띄워 올린 평화의 풍등은 구럼비 상공을 날아 전국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이제 제주해군기지 반대의 외침은 강정주민만의 외침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시민들이 외치는 외침이며, 동북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향한 수십억 아시아 시민들과 함께 외치는 외침이며, 전세계 평화시민들이 함께 외치는 생명의 외침이 되었습니다. 정부와 해군은 경찰과 검찰을 내세워 구럼비를 봉쇄하고 주민들을 가두고 자기 땅에서 유배시키고 있지만, 그들은 오히려 평화의 섬 제주에서 고립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리칠수록 생명과 평화의 외침은 민들레 꽃씨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가 전국으로 퍼뜨린 평화의 꽃씨들을 다시 모아 오는 10월 1일 구럼비를 살리기 위한 평화의 비행기를 전국의 도시에서 띄워 올릴 것입니다. 구럼비로 향하는 평화의 배가 10월 1일 제주로 향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도내 도처에서 평화의 버스가 10월 1일 강정마을 구럼비로 향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선언합니다. 구럼비 살리기 전국시민행동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입니다. 강정마을 구럼비는 지금 외부세력인 검찰, 경찰, 해군에 의해 동의 없이 점거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일강정을 살리는 길, 한반도를 살리는 일, 미래의 동북아시아를 살리는 길입니다. 평화는 평화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외침>

 

1. 구럼비를 살리자. 일강정을 지키자!

2. 제주해군기지 공사강행 즉각 중단하라! 외부세력 해군과 경찰은 물러가라!

3. 강동균 회장을 석방하라! 감금된 모든 주민과 활동가들을 내놔라!

4. 모이자 강정! 지키자 평화! 살리자 구럼비!

 

 

2011. 9. 4.

 

구럼비 살리기 전국시민행동,

‘놀자 놀자 강정 놀자’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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