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3.10.30 20:39

개척자들 조회 수:1397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주부터 공사장 정문 앞에서 드리는 가톨릭 미사에 대한 경찰업무지침이 바뀌었습니다. 정문 앞에 앉아 미사를 드리는 신부님, 수녀님들이 정문으로 가는 길을 막아선 것입니다.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듯한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정문 앞에서 미사를 드리는 날이 머지 않아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도 막연히 찾아옵니다. 정부에서 찾아 낸 강정마을 해군기지 해결에 대한 방법이 예배를 위한 길을 막는 것이요강정마을의 간절한 꿈인 갈등해소의 방법으로 또다시 을 선택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부는 이에 앞서 강정마을에 대해 국무총리의 입을 빌려, “강정마을은 갈등해소 지역이 되었습니다.”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꺼내 듭니다. 칠십 넘는 할아버지를 몸 아픈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감옥으로 보내는 상황을 알고 한 말인지 궁금합니다.

변환20131014 신부님들의 길을 막아선 경찰들(1).jpg

경찰은 오늘도 공사차량이 줄을 지어 정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애쓸 것입니다. 이에 반해 강정마을의 사람들은 해군기지 공사가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고통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기도를 드리고 서로 손 잡으로 마음과 몸의 띠를 잇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쓸 것입니다. 저쪽은 선택할 수도 있고 명확한 답이 있는 객관식 문제를 풀고 있고, 우리는 저마다 표현방법이나 원하는 것이 다를지라도 그 답안에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깃들어 있는 주관식 문제를 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주관식 문제를 풀다 보니 참신하고 독창적인 생각들이 흘러나옵니다.

변환20131018 강정책마을 만들기 거리서가 모습 (1).JPG

이제 강정마을은 책마을이 되는 길을 갑니다. 거리 곳곳에 책을 꽂아 놓은 예쁜 책장들이 마을의 풍경과 어울려 서있습니다. 마을의 사람들이나 올레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을 구석구석 놓여진 책장을 중심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책장이 놓여진 곳에는 쓰레기도 버릴 수 없고, 군사기지 관련된 건물도 지을 수 없답니다. 마을에 놓여진 책들은 단순한 책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된 것이랍니다.

변환20131018 강정책마을 만들기 거리서가 모습 (2).JPG

지난주 월요일에 있었던 Bro. song의 재판에는 검찰측 증인들이 나왔는데, 그 중에 해양경찰 수사관이 있었습니다. 증인신문에서 놀라웠던 점은 송강호와 박도현 두 분을 처벌하기 위해 사용된 증거영상들이 업무방해죄를 만들어 내기 위해 편집 등의 방법으로 조작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앞으로의 재판에 큰 반향을 일으킬 지 모르는 변수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는 대만에 있는 에밀리와 눈물겨운 화상통화를 했었습니다. 에밀리가 겪는 고통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습니다. WCC 준비로 바쁜 파코와 실버 간사, 대만 인권포럼 준비로 바쁜 에밀리, 등을 만들기 시작한 마마송, 이불 꿰매며 겨울 준비하는 동원, 감옥에 있는 Bro. song 이 조만간 한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할 수 있는 날을 믿음으로 기대하며 주간이야기를 마칩니다. 이번주도 평안하고 행복하세요.


<기도제목>

1.      갇힌 평화수감자들의 억울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그리고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준비가 잘 이루어져 강정과 제주도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만 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서 힘겹게 일하는 평화활동가와 지킴이들의 삶 속에 건강과 희망을 지켜달라는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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