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0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4.03.10 17:03

개척자들 조회 수:1358

지난 한 주간은 기념일이 참 많았습니다.

꾸미기_1다시 시작된 개신교 월례 기도회.JPG

월요일은 강평이네 아버지 민수의 생일이었는데 초대를 받고서야 알았습니다. 본인이 직접 준비한 생일상에 손님으로 대접을 받기만 했습니다. 7년 넘게 강정마을에 살며 강정 김씨의 시조가 되는 민수네 가정이 마을에 잘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수요일에는 사순절 첫 날과 함께 개신교 월례 기도회가 1년 만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함께 하기 위해 제주 전역에도 또 육지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마을분들도 많이 함께 해주셨지요. 지속해가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이렇게 다시 공사장 정문에 모여 예배를 드리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예배 참석자 중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지지난 주에 방문한 IVF 친구들 중에 선교라는 친구였습니다. 제주를 떠난 지 열흘 남짓 되었는데 뭐가 그이의 마음을 잡았는지 혼자 다시 강정에 들렀습니다. 이 날 아침 파코과 실버는 육지행을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꾸미기_1여성의 날 구럼비발파 2주년 양윤모 수감 400일을 기념하며 멧부리에서.jpg


혼자 남은 호수는 이후 며칠 행사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3 7일은 구럼비 발파 2주년이자 양윤모 선생님의 구속수감 400일이었습니다. 그 다음 날인 3 8일은 106번째 세계 여성의 날이었지요. 이들을 위해 금요일에는 평화의 춤과 하는 기념 행사가 열렸습니다. 마을회관에서 시작해 평화센터 그리고 기지 사업단 정문을 지나 멧부리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몇몇 분들이 여성의 날 기념 발언과 양윤모 선생님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의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꾸미기_1조약골과 레지스 감독의 해외 활동.jpg

평화의 춤은 4.3 사건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간단한 동작 하나 하나를 통해 피해자의 혼을 기리고 그 가족들에게 애도함과 위로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4.3 사건이 과거의 역사로만 머물지 않고 안타깝게도 현대사에 강정에서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에 이 평화의 춤은 지금 여기에 있는 이들을 위한 의식이기도 했습니다. 백합화를 들고 다니며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만나는 이들에게 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건네기도 했습니다. 여성의 날이 여성들끼리만의 축제가 아닌 남성들로부터도 축하 받고 또 남성 안에 있는 여성성을 긍정하는 날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있었습니다.

꾸미기_1거리행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백합을 나눠주며.jpg


마지막 일정으로 멧부리에서 길닦음이라는 의식이 행해졌습니다. 민속보전회 회장님의 꽹과리 소리와 뒤 이어 가야금 연주까지.. 강정 바당을 앞에 두고 시멘트에 덥혀버린 구럼비를 곁에 두고 모두 잠시 고요함으로 애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 기억하고 기리는 시간은 참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의식 자체가 위로와 회복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요. 이 행사를 마치고 바로 제주시로 향했습니다. 강정 마을의 4.3 사건을 겪은 할머니와 며느리와 해군기지반대 운동을 하는 손녀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연극 이녘을 관람하기 위해서였지요. 강정에서 온 이들은 연극이 끝나고도 모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굳이 내 이름이 나오지 않았어도 이녘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였기에 그 이야기 속에 한 참을 머물 수 밖에 없었지요.

꾸미기_1강정사람들 이녘 함께 관람한 뒤.jpg


한 편, 민수와 파코, 실버를 육지에 보내고 윤애와 호수는 며칠 밤을 함께 지내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윤애 배 속에 뛰어 노는 강평이와 함께 말이지요.

 


기도제목

1.     양윤모 선생님의 남은 수감 생활을 위해, 아무쪼록 몸과 마음의 기운을 잃지 않고 지내실 수 있기를

2.     7년 간의 강정마을회장직을 마무리하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강동균 전 회장님이 쉼과 회복의 시간을 갖고 새로운 자리매김을 잘 해나가시기를, 새 마을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조경철 회장님이 강정마을의 변화와 흐름을 살펴 다음을 위한 방향을 잘 잡아 갈 수 있기를

3.   매일의 일상을 자신의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에게 생기와 용기 그리고 희망의 기운이 끊이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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