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1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4.03.31 15:33

개척자들 조회 수:1335

강정 주도로를 따라 양쪽에 서있는 벛꽃나무들이 낮이고 밤이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즘입니다.

꾸미기_1데이빗핫소의 강연 후에.jpg

지난 일요일에 미국에서 손님 한 분이 오셨습니다. 이름이 데이빗 핫소인데 한 동안 핫소스라 불리운 미국 평화활동가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강정에 온 외국 활동가들이 모두 이 분이 일하는 단체를 통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정의 국제 연대활동을 지원해온 분입니다. 나이가 75세인데 15세에 마틴 루터 킹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60년 가까이 평화운동을 해오고 계십니다.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을 수 십 년간 하고 계신 80대의 이행우 선생님께서 모시고 왔는데 자신이 아는 수 많은 미국 평화활동가 중에 가장 존경하는 두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강정에 지내시며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하셨습니다. 신부님들과, 양윤모, 고길천 선생님 그리고 활동가들을 찾아 만나시고 이후에는 마을대표들인 회장님과 부회장님들과도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떠나기 전 날 목요일에는 강정평화학교와 강정생명평화 예배팀의 공동기획으로 평화세미나가 열렸고 데이빗의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습니다. 한 시간 넘는 대화 이후에도 질문들이 쏟아졌고 그의 다양한 비폭력 평화시위의 사례들로부터 지혜와 조언을 얻고자 했습니다.

꾸미기_1수십명의 가톨릭 교인들이 공사단 정문 앞에서 묵주기도를 드리는 중.jpg

화요일에는 남해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에밀리, 동원이 돌아왔고 수요일에는 파코가 생일 맞이 겸 일주일간육지에 올라갔습니다. 그 빈자리를 송강호 간사님이 오셔 채워주었습니다며칠 지내시며 해상활동에 대한 준비와 진행을 해 나가셨습니다. 그 다음 날엔 윤덕이가 와서 다음 날 해상팀 모임과 구럼비호 항해를 함께 했습니다. 이들의 방문에 덩달아 저희집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꾸미기_1민주노총회원들과 강정마약댄스를 함께.JPG

토요일에는 민주노총에서 강정을 방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날 하루 종일 엄청난 비가 내렸습니다. 수 백 명의 노조원들이 강정천 옆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모두 우비를 입고 있어도 옷이 젖을 만큼 비가 내렸습니다. 4시에는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했는데 도로 중앙에 지킴이들이 서서 강정마약4종 댄스를 췄습니다. 양 도로 가에 노조원들이 서서 저희를 따라 춤을 췄는데 쏟아 붓는 비에도 지킴이들은 흥에 겨워 몸을 엄청 흔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니 경찰은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을 함께 통제하려니 정신이 없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오전부터 많은 경찰들이 와서 긴 행렬로 긴 도로를 따라 통제선 테이프까지 쳐놓고 예민한 경계를 펼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현장을 증거할 때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천 명의 사람들이 아니 백 명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강정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라는 꿈만 같을 수도 있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기를 바라며..

꾸미기_1달려라강정.jpg 꾸미기_1달려라강정2.jpg

드디어 어제였던 바로 그 일요일이 찾아왔습니다. 한 달 전 제주국제평화마라톤 대회를 신청한 스무 여명의 마을 지킴이들과 마을 어르신 한 분. 5km, 10km, 하프, 풀코스 종목도 다르게 각기 자신의 역량만큼 참여했지요. 아침 일찍 한림으로 가 드디어 경기 시작. 천 여명이 넘는 참가자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몸자보로 도르라 구럼비를 모두 붙이고 그것이 충분치 않아 해군기지 결사반대, 생명평화 강정마을이 써진 몸자보를 추가로 입고 배너를 들고 뛰었습니다. 배너를 들고 뛸 때는 지나가는 행인들로부터 격려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그런데 홍보 효과는 정말 좋았습니다. 마을에서는 지원팀이 김밥을 싸서 가져와 저희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풀코스에 참가한 동원과 박도현 수사님을 기다리며 먼저 들어온 저희들은 평화의 춤도 추고 담소도 나누며 소풍간 것처럼 오랜 만의 나들이를 즐겼습니다. 마침내 교도소에서 입던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박도현 수사님이 4시간대로 들어왔고 이를 응원하기 위해 1km 전부터 지킴이 들이 함께 뛰어주었습니다. 동원은 5시간대로 뒤이어 들어왔는데 동원의 의지력과 지구력에 감탄하면서도 너무 오래 기다린다며 내년에는 꼭 출전을 말려달라고 호수에게 모두들 몰래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호호..


3월 마지막 날인 오늘은 민수 윤애네 강평이가 태어나는 날입니다. 건강하고 제법 크기도 하고 머리가 위로 있어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평이가 세상에 나오는 날을 함께 축하해주세요.

 

기도제목:

1.   양윤모 선생님 구속 수감 424일째, 출소일까지 몸과 마음 건강하게 지내시다 나오시기를

2.   수요일에 시작하는 제14기 강정평화학교가 학생들에게 평화를 고민하고 연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3.   66주년 제주 4.3 항쟁 기념일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대신 진정한 평가와 인정을 통해 진실이 회복되고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정 어린 위로의 시간이 되기를

4.   강평이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윤애가 순산하고 회복할 수 있기를 또한 강정 김씨 1대손인 강평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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