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31 15:51
바위는 엉엉 울었다
동이 틀 무렵 중덕 바다를 찾았다.
범섬넘어 지평선엔 아직도 고기잡이 배 몇척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동이 트기 시작하자 고깃배 불빛은 서서히 육안에서 사라져갔다.
바다는 물 안개를 피워 올렸다.
태양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넓디 넓은 중덕의 바위를 비추어 갔다.
바위도 기지개를 펴며 태양을 맞이 하려 하였다.
나도 눈을 뜨고 천지를 보았다.
곳곳에 세워진 노란 깃발을 보았다.
용솟음 치는 민초의 몸부림을 그러나 찢기고 헤어져 글귀조차 읽을수 없었다.
바위는 갈망하다 절망하는 강정주민들에 절규를 아는지 바위는 몸부림 치며 울고있었다.
바위는 몸부림치며 울고 있었다.
강정바닷가 길게 늘어진 한 뭉탱이의 바위와 바다는 부둥켜 안고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바람도 소리내어 울었으며 그곳에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체도 통곡하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나또한 소리내며 엉 엉 울었다.
바위는 소의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울었다.
수억년이 흘러 용암석으로 변한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면서 서러워서 바위는 엉 엉 울었다.
소리내어 엉 엉 울었다.
2010.11.9
-민성아빠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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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정말 와닿는 시입니다.
강정에서 만난 분의 시입니다.
보기에는 욕쟁이에 평범한 농부아저씨처럼 보였는데..
이 분의 시를 통해, 강정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