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8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3.28 15:16

개척자들 조회 수:2149

   사랑하는 세기모 지체 여러분,

 

제주도일강정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봄 꽃들도 들판을 장식하고, 일강정의 초록빛 바다도 눈부시게 빛을 내며 흘러가지만, 어찌된 것인지 봄은 아직 아니 온 것 같습니다. 봄이 온 듯 따뜻한 날이었다가도, 이틀 동안 많은 비를 내리다가 계절이 꺼꾸로 가는 것 같이 다시 추운 날씨인 한 주였지요.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되던 한 주였던 것만큼 이곳 일강정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양정지건, 연경 부부와 임재원님이 아이들과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하였지요. 아쉽게도 짧은 방문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찾아와 주셔서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지난 수요일은 강정마을 주민과 함께 공사사무소를 방문하여 도의회에서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안이 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중덕해안과 바다, 담장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사현장사무소를 찾아가 불법적으로 진행하는 공사를 중단하라고 항의하였습니다. 테트라 포드라고 불르는 콘크리트 삼발이가 하루에 16개씩 맷부리 앞바다에 투하되고 있고 북표를 따라 노란색 띠가 하루가 다르게 길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맷부리 앞바다는 대림건설이, 강정포구부터 북표를 노란색 띠로 잊고 있는 공사는 삼성이 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대림을 해군이 공사를 하도록 했으며, 해군 관계자는 이미 기업이 수주하여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기업이 관할하는 것이라고 서로 서로 공사중단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발뺌을 하더군요. 공사에 대해 항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강행되었습니다. 4월 초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려서 걱정되는 마음이 앞섭니다.

 

 금요일에는 총회사회부, 노숙인지원센터 간사님들이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저희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저희들도 이미 안면이 있는 김성주 언니, 안홍철 목사님께서도 함께 오셨더군요. 저희들은 강정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니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인 개구럼비와 구럼비를 함께 걸었습니다. 열 분 정도 그 길을 함께 걸었는데, 길 첫 부분에 조금 주의한 것을 빼고는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과 옛 이야기들에 감탄하시더군요. 그 길은 올레길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길이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이 만들고 싶었던 구럼비로 가는 길, 평화의 길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올레꾼들이나 친지들이 찾아오면 꼭 여기 아름다운 구럼비로 가는 길, 110328 J-8 아름다운강정바다5.JPG화의 길을 함께 걸었으면 하네요.

 

그 다음날 새벽에, 올레꾼들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는 포장마차 앞에서 마을 주민들이 세워둔 구럼비로 가는 이정표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그려놓은 화살표가 지워져 있더군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해군이 그 작업을 하는 것을 마을주민들이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이번에도 그들이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마을 주민들이 하는 이야기는 해군이 그런 짓을 했으면 했지, 마을 주민들 중 아무리 해군기지를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없다고 하더군요.

 

목요일부터 마을 어른들이 빈집을 수리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들도 열심히 청소하고 정리하였습니다. 두 채의 빈집을 보았는데, 한 집은 주인이 다시 쓰신다고 하셔서, 처음에 본 집을 수리하여 지내기로 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 집은 강정마을에 누군가가 찾아오면 사용할 수 있는 집으로 하자고 하셨고 수리를 위해 비용의 일부와 수리하는 데에 직접 오셔서 함께해 주시려고 한답니다. 사실, 처음엔 저희들은 저희들만의 숙소를 기대했었는데, 마을 어른들의 뜻이 그러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저희들은 28일 월요일에 이사할 예정입니다, 아직 난방도 안되고 정리도 더 해야 하지만 앞으로 4월초부터 의례회관에 손님들도 많아질 예정이기도 하고, 저희들도 어서 숙소가 안정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저희 사역에 긍정적일 것 같아 4월이 되기 전에 이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집 공사로 인해 많은 주민 분들이 십시일반 저희들을 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저, 도라, 송강호 형제님 그리고 강정마을에 온지 2년이 된 민수와 함께 강정마을을 지지하는 연대 단체들이 보내준 지지 현수막을 강정천 농성장 주변을 시작으로 하여, 설치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붙이면서 얼마나 기쁘고 뿌듯하던지요.

 

오늘은 따뜻한 주일 낮입니다. 오늘은 창조한국당 중앙당이 강정마을을 찾아왔습니다. 송강호 형제님은 마을 주민 분들과 방문자들과 함께 중덕 바닷가를 둘러보러 가셨고, 저와 도라 언니는 의례회관으로 오면서 영희 할망네 가서 진짜 맛 최고인 점심밥도 얻어먹고.. 정말 우리가 할머니네 놀러 온 것 같아 마음이 짠하더군요. 현재, 도라 언니는 의례회관 주방에서 커다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무엇인가 달그락거립니다. 영진 삼춘이 한 박스채 가져다 주신 파랑 햇마늘로 김치를 담그고 있는 것인지 아님 밀린 빨래를 하는 것인지…. 저는 언니의 커다란 노랫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다음 한주간은 전형적인 봄 날씨라고 기상일보가 알려주더군요. 드디어 새봄이 강정마을에 찾아온다니 저희들도 기쁘게 맞이해야겠지요. 여러분들도 따뜻한 한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기도제목>

 

1.     해군기지가 건설이 저지되도록

2.     평화를 위한 개척자들의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거점지가 생겨나도록

3.     강정마을 주민들이 정의와 평화를 포기하지 않도록

4.     전국의 젊은이들이 강정의 평화를 위해, 강정방문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각 지역과 단체들과의 연대가 지속되도록

5.  맴버들의 안전한 해상활동과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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