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2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8.22 15:59

개척자들 조회 수:2093

15일부터 20일까지 제주에서는 국제평화캠프가 진행되었습니다.

 

들어오고 나간 시간 차가 있기는 했지만 대략 16여명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만나야 했던 사람들이 현장에서 함께 만날 수 있었던 모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전에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정마을 강동균회장님, 평택 대추리에서 2년 반을 살았고 지금은 강정마을에 살고 계시는 문정현 신부님, 매향리에서 미군 사격장을 몰아내었던 전만규 선생님,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 문제와 씨름 중인 토미야마 선생님과 토미타 선생님. 특별히 가장 멀리 오키나와에서 오신 두 분은 캠프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3.jpg

  한 쪽 다리가 불편한 토미야마 선생님의 휠체어를 연세가 지긋한 토미타 선생님이 밀어 주시며 집과 구럼비를 오가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오후에는 각자의 관심에 따라 세 가지 분야(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 공방과 걸개그림, 비폭력직접행동)로 나누어 활동을 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때마침 EBS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온 이라라 리선생님의 저항의 예술이라는 제목의 영상도 보고 전 세계의 미군 기지의 실상을 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잠은, 구럼비를 찾는 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숙소 텐트에서 잤고 식사는 종환삼촌이 만들어 주시는 음식으로 할망궁 식당에서 함께 해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씻고 그 물을 마시며 구럼비의 정기와 기운에서 힘을 얻으며 지낸 한 주였습니다.

 

육지에서 내려온 600여명의 경찰 병력과 살수차가 지원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첫 날부터 긴장으로 시작된 캠프이긴 했지만, 어쩌면 그런 현장의 상황이 캠프의 완벽한 프로그램 그 자체였는지도 모릅니다.

 

0817 출소직후성희언니.jpg 

캠프 기간 중 수요일에는 3개월간 구속 수감되어 재판을 받아왔던 성희 언니가 8개월 형에 2년 집행유예로 석방되었습니다. 살이 꽤 빠진 언니는 어디에서 구했는지 발목이 훤히 내다 보이는 짧은 바지를 입고 나와서는 차가운 두부 한 모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답니다.

 

그 와중에 언니는 방에서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이 돈이 없어 쩔쩔 맨다며 2만원, 3만원씩 영치금을 넣어주었습니다 .착하고 여린 마음을 지닌 언니는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오늘이 있게 한 장본인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감옥이 한 사람을 치장해 주고 영웅으로 보이게 만들지는 몰라도 그 속에서 얼마나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을 치렀는지는 우리들은 알 수 없습니다.

 

감옥에서 사랑이란 무엇인가?’하고 화두를 품은 채 사랑은 용서하는 것이고 기다리는 것이다라는 단서를 얻은 언니가 이후 자기의 자리를 씩씩하게 잘 찾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목요일에는 캠프를 통해 어렵사리 한 자리에 모였으니 평화를 위한 반전연대를 위한 성명서를 작성하여 함께 발표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긴박한 현장의 상황 속에서 진행된 캠프라 아쉬운 점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제주의 하늘과 땅이 도왔던 캠프였다고 믿습니다.

 

0818 평화를위한반전연대기자회견.jpg 

 <기도제목>


 

1.옥중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나온 활동가들이 몸과 마음이 강건해지고 자신들의 자리를 지혜롭게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양윤모, 최성희, 고권일, 송강호).

 

2. 해군기지 공사 계획이 백지화되도록.

 

3. 강정마을의 평화와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4.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와 평화가 강정마을을 통해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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