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 강정을 찾은 정주 간사와 은경 자매는 월요일 인간띠잇기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는 화요일까지 두 번 밖에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생신 때문에 육지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재판을 받아야 했는데 자유로워진 몸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검찰측에서 제출한 증거 영상이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다음날 오후 비행기로 올라오기 전에 ‘거주 제한’이라는 보석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변호사님으로부터 양식을 받아 법원에 여행허가서를 냈습니다.

할아버지 생신날에는 모처럼 모인 식구들이 모두 의정부로 와 주어서 맛있는 식사와 함께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게 해드려 참 좋았습니다.

지난 5일 강부언 어르신의 선고공판이 있었고 다행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셔서 몸이 불편하신 안삼촌께로 돌아가서 추운 겨울을 감옥방에서 지내시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제주교도소에는 세 사람의 평화수감자가 남아있습니다. 

얼마 전 은혜의 14 번째 영상편지에는 강부언 어르신처럼 강정 사람도 아니고, 양윤모 선생님처럼 제주 사람도 아니고, 송강호 박사처럼 신념에 차 있는 사람도 아니고, 박도현 수사님처럼 신앙의 사람도 아닌 자신의 모습이 마치 알몸인 것 같다는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고립감과 잊혀짐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금 한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여서 더욱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이런 와중에 같은 날 국회 정문 앞에서는 내년도 해군기지건설 예산삭감을 위한 기자회견과 시위가 있었습니다. 내년에 책정된 제주해군기지 예산이 무려 3,065억원입니다. 매일 공사를 한다고 할 때 하루에 10억원씩을 해양생태계 파괴를 위해 바다에 쏟아붓는 꼴입니다. 

이미 천연기념물 연산호 80%가 괴사했습니다. 이런 몰상식이 자행되는 현실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Jeju] 실버, 파코, 참치, 정래

1.     줄지어 있는 재판에 잘 준비해서 임할 수 있도록

2.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강정마을의 미래를 바르게 전망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모을 수 있도록

3.     추워지는 말씨에 수감자들 네 분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견뎌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