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7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3.06.17 12:18

개척자들 조회 수:1504

드디어 습기와 싸우는 계절이 왔네요!


이곳은 여전히 매일 오전 11에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가톨릭 미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론 많은 분들이, 때론 적은 수가 모이기도 하지만, 가장 치열한 현장을 한결같이 지켜나가시는 신자들을 보면서 감동과 겸손함, 격려와 도전을 받습니다. 미사 끝자락에 평화의 인간띠 잇기시간도 있어요. 해군기지를 쫓아내고 평화의 공원이 세워지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해군기지 사업단정문에서 공사장 정문까지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노래하고 춤 추는 시간이랍니다. 언젠가는 함께 맞잡은 손길이 강정포구에까지 미쳐질 거라 기대하면서요. 10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몸으로 정문을 막아설 수 없는 요즘이기에 이 짧은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곤 합니다. 때론 사회도 보고, 노래나 연주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강정 마약 4종 댄스 시간엔 땀을 뻘뻘 흘리며 미친듯이 평화를 바라는 우리의 바람을 온 몸으로 표현해 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강정에 찾아와 주길, 함께 온 몸으로 평화를 표현해 주길 바래봅니다.


평화의 인간띠 잇기 공연.jpg 강정친구들 주최 촛불.jpg

 

지난 수요일, 불이학교 자전거팀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왔습니다. 함께 바다에 나가고 싶다고 해 십여명의 친구들과 함께 카약으로 강정바다를 누볐습니다. 포구를 벗어나기가 무섭게 곳곳에 기름이 떠다니고, 쓰레기도 눈에 띄고, 크고 작은 해파리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젠 다 세기도 어려운 흉물스런 시멘트 조각들, 케이슨이 여기저기 상처난 모습으로 우리의 시야를 가려 멀리서나마 구럼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SOS 바다로.jpg


여긴 지난 8일부터 3일간 비가 내렸어요. 기상청은 6 8일 발생한 태풍이 일본으로 북상하여 제주도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3일간의 기상상황으로 해군기지 공사 현장은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묏부리쪽 동방조제 공사현장의 피해 정도는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피해가 컸습니다. 5월 한달 동안 수백대의 덤프트럭이 돌을 가져와 쏟아부어 만든 방조제가 거의 유실된 겁니다. 게다가 지난 7일 화순에서 가져와 가설치했던 케이슨 3개도 심하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하루종일 인위적으로 물을 빼서 케이슨을 복구하고 있어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동쪽 방조제의 삼발이들도 성치가 않습니다. 삼발이를 설치하기 전, 돌로 만든 방조제의 기초 돌들이 유실되었는지 일부 삼발이가 내려앉아있거나 기울기가 고르지 못해 현장 공사관계자들이 삼박이 기울기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아직 태풍은 오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우리의 혈세를 무한정 바다속으로 집어넣네요. 바다가 아프다고 하는데두요


기울어진 케이슨 3개 물퍼내기.jpg


문정현 신부님의 말씀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봐도 트럭 한대 못 막지만, 자연의 힘으로 되네요.” 그러니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란 말입니다!

 

동원이는 요즘 농업교육과 다이빙 수업이 한창입니다. 농업교육은 지난 주부터 시작되었고 한 주에 한번 가는 교육이예요. 농업을 통해 공동체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군요. 군복무와 재판 일정 등으로 가까운 미래도 계획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몸과 마음, 속한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나가려고 발버둥치는 이 젊은이에게 국가는 참 기댈 수 없는 권력덩어리이네요. 참 답답한 나라입니다.

 

소식이 길어지네요. 그래도 광고 하나! 강정평화상단에서 강정지슬(감자)을 판매합니다. 강정마을도 후원하고 맛난 감자도 드시고! “이 시대 뜨거운 감자, 강정 지슬 하영 찾아줍써!”


강정지슬하영찾아줍써.jpg


 

[제주팀] 파코, 실버, 참치, 정래 


기도제목

1.   제주 교소도에 수감중인 양윤모, 김영재, 이종화 세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2.   알러지로 고생하는 브라덜 송, 무릎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정래간사, 다습한 계절에 모두 건강하도록

3.   고통의 현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 손길이 끊이지 않도록

4.   현장의 건설 노동자들이 강정주민들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껴가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평해 출정식 및 기자회견 관리자 2023.04.21 267
333 [2013년 6월 10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6.10 1558
332 [2013년 6월 24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6.24 1551
331 [2013년 7월 8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7.08 1525
330 [2013년 12월 16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2.19 1525
329 [2013년 8월 12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8.13 1515
328 [2013년 9월 23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0.09 1513
327 [2013년 9월 16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0.09 1511
326 [2013년 12월 30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1.07 1509
» [2013년 6월 17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6.17 1504
324 [2014년 1월 6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1.07 1501
323 [2014년 2월 10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2.22 1483
322 [2014년 3월 24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3.24 1479
321 [2013년 12월 2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2.08 1461
320 [2013년 8월 5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8.05 1454
319 [2013년 9월 2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09.02 1428
318 [2013년 11월 25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2.08 1425
317 [2013년 9월 9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0.09 1414
316 [2014년 1월 13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1.13 1414
315 [2014년 1월 20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4.02.06 1412
314 [2013년 10월 28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3.10.30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