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3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3.10.09 23:58

개척자들 조회 수:1513

한가위는 잘 보내셨나요?

보름달이 어찌나 맑고 크던지. 연휴가 주말로 연결된 덕에 오랜만에 몸과 마음의 안식도 누렸구요. 주인삼춘이 주신 각가지 명절 음식 덕에 음식걱정 없이 잘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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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 시작 직전, 반갑게도 158일간 수감생활을 하던 김영재 활동가가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앞서 두 차례나 보석 신청을 했지만 기각 소식만 접하던 차라 6개월을 꽉 채우고 나오겠거니 했는데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월요일 저녁 자유로이 달빛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마을에 당도해 마을 삼춘들과 지킴이들의 따뜻한 환호를 받으며 석방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제 제주교도소에 양윤모, 송강호, 박도현 세 분이 계십니다. 달력의 빨간 날들은 면회도, 편지도, 30분간의 운동도 허락되지 않는, 그저 좁은 방에 갖혀 홀로 지내는 시간이랍니다. 그래서 수감자들에게 연휴는곱징역이라고 하네요.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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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정문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미사 내내  공사차량을 들이고 내보내기 위해 미사 중인 신부님과 수녀님들을 고착해 길가로 들어내는 일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미사 끝자락 모두가 함께 하는 인간띠 잇기가 진행되면서 마을댄스에 몸을 싣고 있는데 갑자기 공사장 인부 한명이 신부님의 제의를 올려둔 의자를 질질 끌고가더니 끝내 물이 흔건한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영문도 모른체 당한 일이라 깜짝 놀란 수녀님이 달려가자 공사장안으로 쏙 들어가 경비 뒤에 몸을 감추고는 되려 휴대폰 카메라로 놀라 달려드는 사람들의 얼굴을 찍기 시작하는 겁니다. 역반하장에 협박도 이런 못난... 경비도 알고 경찰도 알고 또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우리들도 알지만, 공사장 안으로 몸을 숨긴 그 인부는 깜깜무소식. 공사장측도 또 경찰도 그 사람이 누구고 어느 소속인지 시원히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미사를 드리던 이들이 공사장 정문과 기지사업단 정문을 막아섰고 다른 누구도 아닌 그 당사자가 나와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갈등에 경찰의 대응은, 일단 신부님 등 정문에 앉은 사람들을 고착해 들어내고 공사차량을 들여보내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결국 가톨릭 신자 한분이 연행되었고, 경찰의 고착과 이동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이 다치고 또 더욱 분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문에서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결국 그 인부가 나와 신부님께 사과를 드리면서 일단락 되긴 했지만, 술 취한 한 인부의 어이없는 행동과 그에 대한 공사장 측의 소극적인 대응, 경찰의 무심한 태도로 마음이 상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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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찌감치 대만으로 떠났다가 고향에 다녀온 동원이가 어제 일요일 오후에 돌아왔습니다. 할아버지와 가족들을 만나시고 사모님도 돌아오셨구요. 파코는 환절기 열감기에 걸려 근 일주일을 집에서만 지내다 주말부터 살아났습니다. 실버는 바느질 명상으로 연휴를 보냈습니다. 긴 연휴를 마치고 다시 몸과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오늘부터 정문 앞 7시 백배명상과 11시 미사가 다시 활기를 띠겠지요. 내일은 모두 함께 송강호 교수님을 뵈러 갈 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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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제목>

1.      수감자 양윤모, 송강호, 박도현 세 분의 건강과 평안함을 위해

2.      10월에 열리는 행사들 준비가 형통하게 되도록

3.      입원 치료중이신 고길천, 방은미, 회복 중이신 문정현 신부님, 모두의 쾌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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