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동체는 다시 북적입니다. 방마다 사람들이 찼고 밥솥 뚜껑을 열면 한 열명 즈음은 거뜬히 먹일만큼 밥이 소부룩합니다. 제주 식구들이 이곳 제주에서 다시 손잡은 게 딱 1년 만이란 걸 알아차리곤 탄성을 질렀습니다. 에밀리가 정말 우리곁으로 돌아왔네요. 감사합니다.

지난 수요일 숭실대 기독교교육학과에서 이십명의 학생들과 교수님이 마을을 방문해 오셨습니다. 전 날 밤 저희는 고권일 위원장님과 함께 학생들을 만나 영상과 여러 책들을 나누며 강정마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국책사업, 강제수용과 공동체 파괴, 평화, 동북아 그리고 우리들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학생들의 눈빛이 빛나는 걸 보고 힘이 났습니다. 비록 그 동안은 강정을 들어보지도 못했던 친구들이었지만 이곳까지 찾아와 현장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돌아갔으니 이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거라 믿어요.

금요일에는 늦은 오후 나들목교회 사역자들이 마을을 찾아오셨답니다. 정문 두 곳을 걸으며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똑똑히 들려주시고, 마을과 평화수감자들, 활동가들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 아픔에 함께 동참하기를 함께 기도했습니다. 토요일에도 방문객이 있었어요. 대전에서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1년 간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친구들과 그들을 코디네이트 하시는 선교사님 가족이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저희가 미국에서 만나기도 했고 또 실버의 대학 동창이기도 합니다. 파코의 안내로 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그 아름다움과 파괴의 현장, 공사장 정문에서의 미사에 함께 했고 인간띠에서는 외국인들이 국악찬양을 불러 흥을 돋구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친구들의 끊이지 않는 방문 걸음이 이곳 강정마을로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다행이고 그리고 감사합니다.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마침내 김군이라 불리던 은혜가 석방되었습니다. 8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3개월 넘게 복역하다 지난 9일 목요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그 날 밤 김군석방축하 촛불이 열려 평화센터가 시끌시끌 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맘 고생을 했었던 지 살도 많이 빠지고 어딘가 모르게 많이 성숙해 보입니다. 진정한 쉼이 필요할텐데 다음 날부터 곧장 동료들과 함께 공사장 정문을 지키고 있네요. 마음이 짠합니다. 이제 제주교도소에는 양윤모 선생님과 박도현 수사님 두 분이 남아 계십니다. 어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시길... 기도합니다.

금요일 하루 종일 제주공동체 모임을 가졌습니다. 2014년 한 해 계획과 동원에밀리 건강과 결혼 이야기도 나누구요, 오랜만에 둘러앉았더니 하고픈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다 끝내질 못했습니다. 역시 개척자들.ㅋㅋ 어제 일요일 밤, 동원 에밀리의 결혼예비모임(Marriage Counseling) 첫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 서로 흩어지기 전, 앞으로 세 번 더 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예비부부는 마음을 모아가고 돕는 이들도 더불어 깊이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힘찬 한 주 보내시길~

 [Jeju] 실버, 파코, 참치, 정래, 에밀리, 강호

1.    추운 날 제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신 양윤모 선생님과 박도현 수사님 두분의 건강을 위해

2.   에밀리와 동원이, 양가 부모님과의 소통과 나눔에 성령의 지혜와 도우심이 함께 하시길

3.   2014년 생명평화 강정마을에 새 희망과 새 비전이 싹트길

4.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강정평화학교에 빛나는 만남과 교제가 오손도손 피어나길

5.   제주 공동체 식구들의 일상에 기쁨과 감사, 새 희망이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