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정의 평화의 나무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강정 개신교 대책위와 함께 하시는 분들 18명이 교도소를 찾아와서 기도회를 하시고 가셨습니다. 감옥에 있어도 늘 여러분들이 곁에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선지 2013년에 교도소 운동장을 달리는 것보다는 좀 더 숨이 찹니다. 그래도 해군기지가 문을 닫을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기 위해서 매일 운동시간마다 달리기를 합니다.


교도소 철조망 아래 핀 민들레 꽃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는 전국, 전세계의 지지자들이라고 여기며 꽃 길을 달립니다. 민들레 꽃은 참 강인합니다. 베어도 베어도 또 다시 그 자리를 가득 채우며 노란 꽃잎을 활짝 피웁니다. 저는 우리 강정의 평화 운동가들과 우리의 지지자들도 민들레 꽃처럼 결코 없앨 수 없는 강인한 불멸의 영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10 바퀴를 돌아 들어올 때마다 우리 강정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도 마지막 결승골이 있고 우리는 마침내 그 결승전을 향해 달리는 날이 올거라고 다짐합니다. 반드시 그 기쁨의 날은 올 겁니다. 강정을 떠난 이들은 아쉽게도 그 기쁨을 맛보지 못하겠지만 끝까지 강정을 지키는 이들은 그 즐거움에 참여할 겁니다. 구럼비는 그 역사적 현장의 증인이 될 겁니다. 평화를 빕니다!


2020. 7.22 제주 국립수도원에서 송강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