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주는 세월호 촛불기도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픈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 특별한 일이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샘터 재건을 위한 준비로 건축사무소를 방문이 잦아지고 적은 예산으로 건축을 마무리하려니 여러 궁리로 마음을 쓰게 됩니다. 다시 건축이 재개되어 올해 안에 마무리되는 꿈을 꾸어 봅니다. 건축 준비로 보내는 시간을 틈타 공방 보수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철과 우노 콤비가 공방 부엌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짐도 많이 정리되어 이제 제법 살만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그 집에 들어섰을 때는 빨리 나가고 싶었던 집이었는데 사람의 손이 닿아 마음 붙일만한 공간으로 바뀌는 것을 보니 노동의 신성함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여전히 낯선 공간이어도 이제 사람의 발길이 이어져서 공간 안에서 밝고 좋은 기운이 넘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무숲학교가 3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새학기로 접어들었습니다. 가장 특별한 것은 다후가 이번 학기를 나무숲학교에서 지내게 된 것입니다. 나름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텐데 배움과 삶이 잘 만나는 경험을 하면서 마음이 풍성하게 살찌는 가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아울러 1학년 해루와 5학

년 다후의 간격을 고민해야 하는 선생님들에게 지혜로운 생각이 가득해지기를 바랍니다.

 

아체캠프에 참가했던 승현 간사가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오자마자 쉴 틈도 없이 양평초등학교의 수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지냈고 영희 간사는 교육을 받으러 다니느라 서울의 정숙, 기철이네 집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첫차를 타고 가도 늦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철이는 금요일 오후에 상주의 큰 형님 댁으로 일손을 거들러 갔다 왔습니다. 한별이는 오랜만에 주말을 샘터에서 보내면서 공부도 하고 자연 속에서 쉬기도 했습니다. 모두에게 건강하고 결실이 있는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

 

[기도나눔]

1.     샘터 건축이 재개되고 필요한 재정과 인력이 채워지도록, 올해 안에 완공되어 성탄절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2.     샘터 식구들이 가을로 가는 문턱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성숙해지는 기회를 갖도록

3.     나무숲학교에서 새학기를 맞이하는 다후에게 즐거운 배움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4.     공방이 정상화되어 잘 쓰이고, 생산되는 물건들이 좋은 주인을 만나게 되어 공동체 자립의 기초를 놓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