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4일 샘터에서 온 소식

2013.10.17 00:21

개척자들 조회 수:1043

밤.jpg 오늘 저녁 식단은 저의 하루 움직임을 꼬박 담은 소박한 식사였습니다. 벼르고 한 것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이런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햇살이 따뜻하고 날씨가 좋아 장독대에 올라가 된장독을 한참 들여다보고, 건너편에 있는 배추밭에 가서 배추 벌레도 잡고, 그 길로 버섯 장에 들어가 이제 겨우 새초롬히 올라온 버섯 종균과 그 위에 올라앉은 민 달팽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내친김에 무밭에 가서 무를 솎아내는 일을 하고 나니 오늘 저녁 메뉴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윗집 호박 밭에서 호박 한 덩이만 따면 되는 거였죠. 그런데 요상하지요? 남들 밭에는 숭덩숭덩 큼지막한 호박덩이들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잘도 열렸던데 우리 밭 호박들은 왜 이렇게 수줍어하는 건지 그 동안 겨우 한 덩이 먹어보고는 아직도 열매가 귀합니다. 그래서 열매가 아니면 잎이라도 따먹자 싶어 호박 잎 여린 순들을 한 소쿠리 뜯고 늦가을 고추도 따가지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날 저녁 식탁에 올라올 반찬이 무엇일지 감 잡으셨지요? 자박자박 끓인 강된장에 데친 호박 잎, 알싸하고 달달한 고추와 솎아 낸 무청으로 무친 나물

 말리는 야채들.jpg

기독인 연합 기도회 일정으로 제주에 내려간 형우 간사와 결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데다 학교폭력 예방수업까지 이일 저 일로 바빠 샘터를 비워야 하는 일이 종종 생기는 영희 간사, 개인 일정과 서울에서의 모임 때문에 샘터를 비운 도라 간사가 없는 오늘, 효숙 간사와 아이들과 저는 풋내 나는 소박한 저녁을 마주했습니다. 아직도 제 손끝이 까칠까칠한 것이 할머니들께서 항상 손끝이 까무잡잡하신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저녁을 먹으며 예전과는 많이 다른 우리의 식단을 점검해보게도 되고요. 우리 몸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무열량 미량영양소가 무척 중요하다는데 이런 슬로푸드가 우리 몸 안에 쌓인 독소와 손상된 세포들을 회복시킨다니 작은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2주에 한번 있는 마을공동체와 개척자들의 모임 귀촌 모임이 있었습니다. 질문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들인데 이번에는 공동체의 재정들판.jpg 운영은 어떡해 할 것인지 였습니다. 그리고 개척자들과 귀촌 모임이 함께 할 수 있는 방향들을 좀 더 고민하고 이야기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황대권 선생님께서 영광에 있는 생명평화마을에서 공동체를 하고 계신데 그곳에 함께 방문하면 어떨지도 이야기 나누었구요.

 

느리게 걷다보면 구석구석 더 자세히 보게 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내 주변의 것들을 이렇게 마주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구요

아침 저녁 쌀쌀한 기운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기도 나눔]할아버지,다후/예본/승현/형우, 정주/효숙/영희/도라, //가희/민정/, 반석/예지/수연/광일, 마을공동체식구들.

1.     아름다운 가을날, 공동체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감사한 날들을 보내도록

2.     샘터 할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고모님 댁에서 지내시는 할아버지께서 건강히 지내실 수 있도록

3.     마을 공동체와 샘터 공동체의 현재의 필요와 앞으로의 방향을 잘 나누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그 뜻을 알아갈 수 있도록

4.     공동체의 보석 같은 우리 아이들이 감기 걸리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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