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4 지금, 샘터는...

2011.12.25 05:16

개척자들 조회 수:1838

오늘(24) 샘터에서는 진달래 길과 욕실 잔해를 처리하고 불에 탄 나무들을 창고 옆으로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새벽송.JPG 보일러실 물통에 물이 채워졌고 다음주에는 배관을 녹이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갈 예정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김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실시되어 올 겨울 이틀에 걸쳐 많은 수고를 들여 했던 김장 김치가 화재로 인해 손상되었는데 그 가운데 3분의 1정도를 건져낼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기쁨과 함께 성탄 행사를 위해 오후 3시까지 하기로 했던 일을 저녁까지 하게되어, 화재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쉼이 없이 강행군으로 이루어진 샘터 복구 작업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하는 공동체 식구들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복구 작업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성탄을 맞아 샘터를 찾아주신 분들이 계십니다최지헌, 박정미, 예닮 가족, 김종희 뉴스엔조이 기자 가족, 김옥연 목사님과 이종화 선생님, 그리고 아름다운 마을 교회 최철호 목사님께서 샘터를 다녀가셨습니다. 특별히 늦은 밤, 성탄 나눔을 하고 마무리 기도를 하던 중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는 성탄 새벽송으로 저희들을 찾아와 주신 이웃 대아교회의 방문은 2011년 맞이하는 성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성탄불.JPG 

성탄 전야, 숙소에서 모두 함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 식후, 그룹을 지어 놀이를 하며 한껏 웃기도 했습니다. 이후 네 번째 대림절을 지나 성탄을 맞으며 5번째 촛불을 밝혔습니다. 태중에 생명을 잉태한 민정 간사와 박정미님께서 성경에 있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찬가를 읽고,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며 모두 함께 곧 오소서 임마누엘찬양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화재 이후 지금까지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지내오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나눔이 2011년 개척자들 샘터 공동체 식구들의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2011성탄의 기도가 될 듯 합니다. 그 기도를 함께 나눕니다.

 

 

화재 이후 우리들을 염려하며 전화로 상황을 문의하시는 분들에게 반복적으로 드리게 되는 말씀이 있습니다. ‘공동체로 사니까 화재와 같은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 충격은 공동체 지체들의 수만큼  분산되고, 일어설 수 있는 기대와 힘은 공동체 지체들의 수만큼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화재는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감당하기를 원하시고 또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셔서 우리 모두를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게 하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낮에 화재가 일어난 것, 큰 인명 피해가 없고 사무공간이 유지된 것과 이번에 일어난 일로 개척자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 한 켠 허전하지만 또 한 켠에서는 흐뭇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충격이 오래갈 것 같고 어느 순간에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곤 합니다. 지붕과 그 아래 다락, 다락을 내려오면 2층 거실, 쿵쾅거리는 계단을 내려와서 오른편으로 돌면 벽난로와 부엌, 샤워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방, 거실, 피아노. 그 모든 샘터 공간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 장면이 눈에 선하다가 그 다음 장면은 갑자기 까만 무저갱으로 변합니다. 갑자기 3차원 공간이 납작해지면서 까만 블랙홀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슬픔이 깊게 내재되어 있어서 한동안은 없어지지 않고 불쑥불쑥 나올 것 같습니다. 슬프고 아쉽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내시다가 고모님 댁으로 가신 할아버지께 오늘 전화를 드렸습니다. 할아버지께서 그러셨습니다. ‘너희들이 너무 보고 싶다. 나 진짜 꾹꾹 참고 있다'.."

할아버지를 모셔왔으면 좋겠습니다.”

독일에서 보니까 노인들이 혼자 살게 되어 양로원으로 가게 되면 노인이 살던 방의 가구를 가져다가 예전에 지내시던 공간과 똑같이 가구를 배치하고 익숙했던 공간으로 만들어 드리더라구요. 물론 고모님들께서 잘해 주시겠지만어떤 방법을 찾게 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께 샘터에서 보냈던 시간을 되찾아 드리고 싶고, 고향 같은 공간에서 지내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샘터가 타고 나서 집터를 보니 공간이 참 작더라구요. 벽난로와 벽 사이가 두 사람이 교차하던 공간이었는데 불타고 나서 보니 그 공간도 참 좁았습니다. 공사를 다시 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야죠. 공동체에 대해 올해 다시 돌아보기로 했는데 거처가 불이 났네요. 많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요. 10년이 지나면 옛날에 어떻게 불이 나고 어떻게 헤쳐 나왔다라는 것을 이야기 하겠지요.”

이번 한 주는 긴급하게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음부터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고 일상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이제 집을 만들어 가야겠지요.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 모두에게 부담스러울 듯 싶습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을 함께 경험했고 당장에 풀어가야 할 것을 풀어가야겠지만 그 전에 먼저 얽혀있던 관계들을 풀어갈 수 있는 지금 시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려울 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관계들을 풀어가고 싶습니다. 관계부분에서나 여러 일들에 관한 것에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화재 이후 샘터가 불에 타는 꿈을 몇 번이나 꾸었어요.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데 서로 잘 살펴주는 것이 필요해 보여요. 중요한 것은 무엇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무엇이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와 관련해서 글을 하나 나누고 싶어요. 윌리엄 스테포드의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의식중 일부의 내용이에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무엇이 벌어졌는지만을 아는 것을 잔인함이라고, 모든 잔인함의 뿌리라 부르겠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말하는 소중하고 외딴 장소 어떤 음성을 향해, 그림자 드리워진 무언가를 향해 간청한다. 우리는 서로를 속일 수도 있지만 반성해야 한다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행진이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사람들을 깨우는 것이 중요하기에 깨어나라. 그렇지 않으면 방어선이 무너져 사람들을 잠 속으로 물러서게 할 것이다. 우리가 전하는 신호 - 맞다, 아니다, 어쩌면 그럴지도 -는 명확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이 깊기에.’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무엇이 벌어졌는지만을 아는 것이 잔인함이라는 것을 나누고 싶어요.”

 

위의 기도를 실어 마음을 다해 부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기도나눔입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큰 인명피해 없이 모든 샘터 식구들이 몸과 마음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허철 간사가 속히 회복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3.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4. 사랑채 복구가 속히 이루어지고 복구과정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5. 이번 일을 통해 흩어지고 분주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른 지체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6. 새로운 샘터 재건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꿈꾸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지원 요청 사항>

 

- 가장 시급한 필요는 보금자리입니다. 조금은 더디고 어설프더라도 저희의 손과 땀으로 샘터를 직접 재건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재정과 일손을 모아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후원계좌: 비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개척자들) 822401-04-032475

             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재)한빛누리(개척자들)) 093401-04-124532

                            (보내실때‘건축+성함’을 기입해 주십시요)

 

- 현재 상황에서 저희들에게 필요한 긴급한 생활물품은 모두 채워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더 이상 생활물품은 받지 않습니다. 필요한 또 다른 곳과 나누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후 샘터가 복구되기 전까지 장기간 머물 새로운 임시 거처가 마련되면 상황에 따라 그때 구비되어져야 할 또 다른 생활물품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때  다시 요청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무기기와 관련하여 빔 프로젝터는 채워졌고, 노트북 1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새로 구입해서 보내시는 물품은 사양하겠습니다.  

'아나바다'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나눠주신다면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복구 관련하여 인력이 필요합니다.

노동으로 함께 해 주실 분은 따뜻한 노동복과 헌 신발을 구비하시고 사전에 연락을 주신 후 샘터를 찾아주세요. 

하루에 두 번 국수역에서 픽업을 해드립니다. 픽업 시간은 오전 9시, 오후 1시 45분입니다.    

 

<개척자들 긴급 연락처>

이형우 간사 010-2659-0780
권승현 간사 010-3025-0780
이형우 간사 집 전화 031-772-4259
  (화재로 핸드폰을 분실하신 분: 이난영)

 

* 이제 개척자들의 긴급구호의 무게 중심은 새로운 보금자리와 사역을 위한 건축부분으로 옮겨졌습니다. 구체적인 지원요청 사항은 이 지면을 통해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잘 이겨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