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샘터에서 온 소식

2012.10.31 11:09

개척자들 조회 수:1519

월요일 세기모에서는 강호 간사님이 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 이라는 제목으로 대화를 해주셨습니다. 출감 후 송간사님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셨습니다. 모처럼 세기모에 사람들이 많이 오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책을 자주 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대강 알고 들어본 이야기라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아주 기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대화를 다 듣고는 역시나 저분은 꿈꾸는 분이구나 싶더군요. 제가 송간사님을 처음 만난 것이 12년 전이었습니다. 저는 20대 초반이었지요. 그 때도 역시나 이분과 대화가 통한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이 분 곁에 있으면 나도 함께 꿈을 꿀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요. 12년이 지난 지금 저는 30대 초반이 되어 있는데 저는 꿈꾸는 것을 멈춘 듯 하고 이분은 아직도 꿈을, 그것도 전보다도 더 큰 꿈을 꾸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요일에는 난영간사가 동해바다를 거쳐 창원 고향으로 가는 여정으로 일주일 휴가를 떠났습니다. 난영이는 몸이 얇아서인지 짐도 참 작더군요. 바다를 보며 어떤 마음과 이야기를 담아 왔을 지 궁금합니다.

 

수요일에는 평화교육 공부모임에서 ‘비폭력대화 워크샵이 대아교회서 열렸습니다. 평화교육팀 외에도 광일, 수연, 형우, 신디간사가 참여했습니다. 나의 추측으로 인한 판단, 평가하는 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내 느낌과 내 욕구를 상대에게 잘 전달해서 서로의 마음이 다치지 않고, 또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대화? 기술을 아무리 잘 익힌다 할 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상대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것이며 또 진심이 잘 전달될 리 만무하겠지요! 기술, 용기, 사랑 중 사랑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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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저(정주)와 다후가 학교에 걸어가는 날입니다. 저에게 이 날이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다후가 말문이 터졌는지 이모인 저에게 아주 다양한 주제의 질문과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 놓거든요. 다후의 그런 수다가 기분을 좋게 합니다. 학교를 걸어가는 벼가 황금색을 빛내며 물결치고 은행나무의 샛노랑색 이파리들의 흔들림에 꼭 오즈의 마법사 동화처럼 우리가 어딘가로 미지의 여행을 가는 듯 발걸음 하나 하나 놓기가 설레여왔습니다. 다후에게 제가, 다후야, 너 그거 알고 있니?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다는 걸?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야 라고 말하자, 다후, 전 잘 모르겠는데요. 생각 안 해봤는데요. 그 대답을 듣고 저는 조금 김이 빠졌지만, 그 언젠가 다후가 어른이 되면 이 아름다운 어린시절을 그리워할 거란 생각을 하며 멋쩍어 했습니다. 이 날 저녁에 도라와 영희간사는 한국현대사 관련 특강을 들으러 나갔습니다. 배움에 열심인 이들의 열정을 그 누구도 따라가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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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2년 아체 월드서비스를 마친 타유코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타유는 이제 영어,일본어 보다도 인도네시아어가 더 편해진

듯 합니다. 타유가 오자 신디와 난영이 신이 났습니다. 난영은 일본어와 인도네시아를 모두 할 수 있고 신디는 자신의 모국어와 문화를

잘 아는 타유가 아주 편하게 느껴진 듯 합니다. 밤이면 사랑채 2층에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 소리가 무척이나 듣

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이날 오전 오후 샘터 대청소가 있었습니다. 불에 다 타고 청소하고 정리할게 뭐있겠냐 싶지만, 여전히 10년도 더 된 개인자료와

이런 저런 물건들이 사랑채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정리해서 좀 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책들은 박스에 싸서 해루네집 창

고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잔뜩 뭔가를 빼고 정리하니 훨씬 넓어진 것 같네요. 이제 놀러 오셔도 넉넉하게 앉을 자리가 있을 것 같습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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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WS 2년 차로 아체에 다시 가는 익의 대화나눔이 샘터에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다시 간다는 이 젊은 청년의 꿈과 용기에 멋지다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우리와 좀 더 함께 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컸습니다. 자신의 지금의 결심과 의지 그리고 기대를 계속 이어가기 힘든 시간들도 찾아오겠지만 인내하고 좀 더 용기를 내어 좋은 결실을 맺는 경험을 했으면 하네요. 비가 하루 종일 내린 이날 저녁, 한 달에 한 번 있는 성실교회 민들레음악회에 갔습니다. 코드셋의 공연이었는데 저희도 잘 모르는 분들이 저희에 대해서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경험을 하고 나선 놀랄 때가 많습니다. 우리를 아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니..하고 말이지요. 저희를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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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는 연경&지건네 첫째 해루 생일축하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아빠의 스파게티, 엄마의 감자스테이크와 미숫가루 케잌! 해루는 정말 멋진 생일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서둘러 돌아오는 길, 구슬 선물을 준 이모가 고마웠는지 미숫가루 케잌을 좀 더 챙겨주라며 엄마를 보채는 해루의 따뜻한 마음을 받아 자전거를 타고 샘터로 돌아오는 제법 차가워진 가을 밤이 춥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기도제목: 

1. 공동체 구성원들이 오래 만들어가는 관계 안에서 서로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그로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2. 개척자들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미래를 두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또 잃지 않고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참아가며, 민감하게 또 겸손하게 그것을 찾아가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그 길을 인도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