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샘터에서 온 소식

2012.11.21 13:12

개척자들 조회 수: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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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은 비단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추억 역시도 그렇구요, 관계도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에 타 버린 옛 백인당의 빈터에서 새로운 샘터 공간이 지어져 가고 있습니다. 백인당이 전소된 후 한동안 상실감에 아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공간, 한 공간 그곳에 깃든 웃음과 눈물, 사람과 삶의 흔적이 생생한 온기와 냄새로 전해져 올 때마다 그 상실감이 더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남아있는 공간이 그 모습과 용도를 조금씩 달리해가며 새로운 사건과 만남과 관계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무실의 용도로만 쓰이던 사랑채 공간이 피곤한 몸을 뉘일 수 있는 방의 역할도 하게 되었습니다. 화재 이후 예본다후네 집으로 가는 아기자기한 오솔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이야기들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공간이 베풀어주는 삶이 존재합니다. 기억과 생성으로서의 공간의 집, 이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남과 관계. 되어지는 나, 그리고 우리. 이렇듯 공간은 곧 창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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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우리의 삶에 찾아오고, 우리의 삶을 창조해주는 샘터의 한 공간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이름이 없는 이 친구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일단 샘터 카페라고 불리고 있는데 조만간 이 친구도 자신만의 이름을 가질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제 사무실 겸 방 옆에 위치한 카페에서 함박웃음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중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 공간에서 피워내는 눈물과 웃음, 그리고 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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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간 이전에는 캄캄한 어둠, 차가운 냉기와 눅눅한 냄새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이 친구의 외로움과 기다림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가슴 뭉클한 아픔이 이네요. 샘터로 돌아온 도라 언니가 이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카페로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이후 언니는 바닥과 벽에 시멘트를 칠하고, 창을 만들고, 타일을 붙이고, 기다란 나무 의자와 따뜻한 화목난로를 들여놓았습니다. 예쁜 찻잔과 차가 들어서고, 자그마한 화분도 놓였습니다. 도라 언니의 정성스런 손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멘트 벽은 예쁜 색깔 옷을 입을 것이고, 생각만 해도 설레는 여행 서적과 음악이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둠과 냉기와 눅눅한 냄새가 아닌 빛과 온기와 차 향을 흘려 보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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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샘터에 찾아와 준 것이 무척이나 기쁘고 고맙습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 저희뿐 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길벗님들 모두에게도 좋은 인연이 될듯해요^^. 이 좋은 인연 속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시간과 기억을 공유하게 될까요? 불어오는 찬 바람이 마음까지 시리게 하곤 하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오셔서 따뜻한 차 한잔 나누어요. 이 친구의 온기 속에서 좋은 쉼, 누리셨으면 해요^^

 

 

기도나눔:

개척자들 샘터와 국제부 식구들: 할아버지, 승현, 수연, 정애, 영희, 정주, 민정, 난영, , 신디, 형우, 광일, , 한별, 반석, 예지, 예본, 다후, 가희, , 민정간사 태중의 셋째아이.

 

1.     사랑함으로써 서로에게 있는 아름다움과 선함을 이끌어 내 줄 수 있도록.

2.     나보다 다른 사람을 낫게 여기는 겸손함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3.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되는 그 기쁨을 누리며 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