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0 샘터에서 온 소식

2012.05.01 20:30

개척자들 조회 수:1598

비가 내린 후 샘터는 더욱 푸르러졌습니다. 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새하얀 목련, 왕 벚꽃, 산수유 꽃이 진 자리에는 연 샘터풍경.JPG 초록 여린 잎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겨울 가뭄으로 수량이 적던 계곡물도 한층 불어나 제법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샘터를 둘러 흐릅니다. 산새들의 지저귐은 마치 겨우내 잠든 영혼을 깨우는 듯 맑은 울림을 전해줍니다. 이러한 샘터의 생동하는 자연의 기운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분주하고 어수선하게 떠도는 우리들을 부드럽고 신비로운 기운으로 둘러 잠잠케 하곤 합니다. 그렇게 다시금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하여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진정으로 사는 삶이 될 수 있게 해줍니다. 나무 한 그루, 물 한 방울, 한줌의 흙, 돌멩이 하나, 작은 풀꽃 한 송이..이 생명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음이 경이롭습니다. 우리와 하나되어 있는 그 고결한 생명들에게 고마움과 존경을 전합니다.

 

월요일(23) 세기모 대화시간에는 1 1개월의 제주사역을 정리하고 두 달여의 일정으로 산티아고 여행을 다녀올 예정인 도라로 불리우는 한정애 간사가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2010년 동티모르 디렉터로 가기 전 비상이라는 대화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었는데 이번엔 비상2’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자신의 전 존재를 드려 평화를 살아내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그러지 못할 사람일 수 있다라는 진솔한 고백과 함께 내가 지켜야 할 구럼비가 뭘까라는 아름답고 아픈 고민을 들려 주었습니다. 지금 옥중에 계시는 송강호 교수님께서 면회를 간 한정애 간사에게 그러셨답니다. “이제 너의 길을 가라”…대화를 마무리하며 담백한 목소리로 자신의 목메이는 바램을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에 담아 불렀습니다.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 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도라의 비상을 함께 지켜보며 함께 꿈꾸고 싶습니다. 함께 날고 싶습니다.

 

형우 간사와 승현 간사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하루 일정으로 휴가를 내어 연극도 보고 함께 하는 시간을 계획했는데, 승현 간사가 심한 감기 몸살을 앓는 바람에 그 일정이 취소되었습니다. 종일 방에서 쉼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승현 간사는 가까스로 몸을 추슬렀고 이후 일상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두 분의 동행이 샘터의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음을 늘 생각합니다. 두 분의 지금까지의 아름다운 동행이 앞으로 더욱 아름답게 이어질 것을 인해 흐뭇하고 참..고맙습니다.

 

수요일에 영희 간사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수요 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홍대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매월 마지막째 주 수요일 저녁에 열리는 문화제입니다. 부당하게 해고된 지 5, 그 지난한 시간을 불의에 대해 저항하고 마땅히 누려져야 할 정의롭고 소박한 희망을 되찾으려 싸워왔습니다. 기타를 만들던 투박한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분들, 하지만 그분들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다시금 땀 흘려 일하는 것이겠지요. 잠깐이기를 바라는 시간이 5년이 넘게 흘러왔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할까요..하루 속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의 소박한 삶의 희망이 지켜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28)에는 듀크대학 화해센터에서 일하시는 Chris Gann께서 샘터를 방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청파교회 청년들청파청년노동.JPG과 부목사님께서 오셔서 샘터 복구를 도와주셨습니다. 오전에는 샘터주변 나무 잔해들을 정리하고, 오후에는 흙 부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지난 추운 겨울 두 어 달 동안 언 땅을 녹여가며 포대에 흙을 담고, 흙 부대를 평평하게 다져가며 높게 쌓아 제법 집 틀이 만들어졌는데, 날이 풀리고 얼었던 흙이 녹으면서 그만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무너져 내렸습니다. 다시금 재정비해서 지으려고 했는데 마을에서 허가된 건물 이외에 또 다른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아하셔서 흙 부대 집을 짓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포대에 담긴 흙을 털어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은 작업인데요, 청파교회에서 여러모로 마음 써주시고 찾아와주셔서 이렇게 일이 진행되네요. 늘 고마운 손길입니다. 일하는 중간중간 개울에 발도 담그고, 바위에 누워 쉼을 갖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화재 이후, 샘터 사무공간인 사랑채에서 형우&승현 간사의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 생겨났습니다. 작고 아담한 길인데요, 이 길로 가려면 개울을 건너야 합니다. 개울 중간중간에 놓인 바위가 징검다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그 징검다리에 조심스레  발을 디뎌가며 건너는 재미도 좋구요, 그렇게 개울을 건너 오르는 작은 오솔길이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개울을 건너다 그만 물에 빠지는 일도 간간히 일어나곤 하는데요 ㅎㅎ 샘터 곳곳에 있는 이러한 소담한 공간들이 우리들의 일상에 웃음과 생기를 줍니다. 네, 놀러 오세요^^

 

 

 

[ 기도 나눔 ] 형우, 승현, , 민정, 영희, 정주, 난영, 기철, 은경, 예본, 다후, 가희,

1.     2012년 동티모르와 아체 평화캠프를 잘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참가자 모집, 현장과 한국에서 캠프 준비)

2.     샘터 재건 인허가 문제가 원활히 진행되고 재정이 모아지고 공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3.     말레이지아에서 복귀해서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김광일 간사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 자녀들의 전학과 학교적응을 위해서.

4.     한정애 자매의 여행일정이 잘 준비되고 쉼을 얻고 새로운 힘을 얻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