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샘터에서 온 소식

2013.04.16 14:07

개척자들 조회 수:1286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중학교 2학년인 예본, 신원과 함께 영어 과목 공부를 합니다. 시작은 두 친구가 중학생이 된 작년부터니까 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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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했다고는 말하기 그렇지만 벌써 1년이 넘게 만남을 해오고 있지요. 예전에 공동체내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시작되어 이모 삼촌들이 자신이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영역이 아이들의 필요와 관심사와 맞아 떨어질 때, 구체적 배움의 장을 만들어 내면 되겠다 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었습니다. 그 때 제가 선택한게 영어였는데,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예본이와, 아직 충분히 사귐이 없었던 예본의 친구이자, 대아교회 전도사님의 딸인 신원이, 두 친구와 공부하는 시간은 제법 긴장이 되었습니다. 제 안에 여러 가지 두려움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면 어떡하지? 아이들 성적이 안 오르면 어떡하지? 아이들이 나랑 안 친해지면 어떡하지? 내가 하는 방식이 별로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아이들을 맞이 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청소년기에 막 접어 든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읽는 것이나 아이돌 스타나 버라이어티쇼 같은 프로그램, 최신곡에 무지한 이모로서 어떻게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큰 걱정거리였습니다. 구닥다리 이모인 것 같아 스스로에게 자존심이 상하기 Yebonn and Shinwon. copy.jpg도 하고 억지로라도 티비를 보거나 최신가요를 암기과목처럼 달달 외워야 하나 싶기까지 했지요. 그렇게 긴장과 염려로 시작했던 우리의 공부시간이 지금 저에게는 일주일 중 가장 기운을 얻는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생명력이란 놀랍습니다.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옮겨가는 징검돌과 같은 역할을 하는 청소년기에 아이들은 세상에 대해서 크나큰 호기심을 보이고 또래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서도 참 많이 연연해 합니다. 수업 중간 중간 잠깐 수다로 아이들과 나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보고자 하거나, 지루함을 깨어보고자 설을 풀었다가 멈출 줄 모르는 폭풍 수다에 어쩔 수 없이 문제집으로 다시 우리의 눈을 옮겨 옵니다. 그 잠깐 사이의 대화에서 아이들의 세상을 엿보게 됩니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막연함, 그리고 친구들 사이의 애틋함과 서글픔의 감정을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이 지닌 순수함과 해맑음에 제가 정화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특정 영역의 배움을 나눠주려고 시작한 만남이었지만, 정작 제가 배움 한 가운데 스스로를 놓아 둔 것 같습니다. 제 친구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는 마을 공동체의 이모 삼촌들 모두를 아이들의 교사로 여긴다 했습니다. 이모 삼촌들 봄.jpg 모두에게 배울 것이 다 있다는 것이지요. 뭔가 나눌 것이 있을 까 부족해 보이는 이모인 저에게 선뜻 교사의 자리를 내어준 예본과 신원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샘터] 할아버지, 승현, 수연, 정애, 영희, 정주, 민정, , 신디, 형우, 광일, , 한별, 반석, 예지, 예본, 다후, 가희, , 민정간사 태중의 셋째 아이. 그리고 샘터 마을공동체 가족들


1.    여러 세대를 구성하는 공동체 식구들이 서로 다른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서로를 통해 배우고, 꿈꾸고 희망할 수 있기를

2.     봄의 생동하는 기운과 함께 공동체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신에 대해서 갱생하는 계기들이 마련될 수 있기를

3.     브라덜 송의 누님인 고모님댁에서 지내시는 샘터 할아버지의 건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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