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7 샘터에서 온 소식

2012.05.14 11:26

개척자들 조회 수:1516

It gets greener around Saemter.JPG 마냥 출렁이는 봄빛이 가득한 오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한주는 샘터 식구들은 적었지만 오래 전 부터 개척자들을 알고 함께 마음 나누고 있는 식구들이 방문한 정겨운 한 주였습니다.

지난 수요일, 안서중학교에서 6번째 수업이 있었습니다. 이 날은 ‘왕따’를 주제로 서로가 상처를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 살피는 일에 소홀한 우리 아이들의 여러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왕따라는 것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양립의 구조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모든 역할의 긍정적인 기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또 마무리로 ‘내가 만약 누군가를 왕따 시키는 일에 간접적, 수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 방법을 아이들의 몫으로 두기에는 너무 힘겨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의 역동적인 기운과 모습들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돌아오는 길도 언제나 흥분됩니다. 물론 전날부터 시간을 다투어 수업 준비를 하느라 피곤하기도 하지만요.

샘터로 돌아온 뒤 늦은 저녁에 소란이가 방문했습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 멤버로 배움을 즐기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소란이는 1년간 개척자들 공동체에서 함께 지냈었고 평화학교 커리큘럼 과정에도 함께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곳에서 지내는 소란이가 개척자의 농사나 건축, 교육에 대한 소소한 일들을 꼼꼼히 이야기 나누며 묻는데, ‘함께 밥 먹고, 함께 일을 하는 것만이 식구는 아Kahee grows big..JPG니구나.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샘터 식구들의 근황을 알고 상황을 챙겨주는 식구가 있다니...’하는 생각에 제 맘을 더 추스리게 됐습니다.

다음 날 목요일엔 평화교육 팀의 정기적인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도 지난 번에 이어 책 나눔이었는데 ‘맹자, 그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을 읽었습니다. 보수주의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의 숭고한 삶, 인(仁)이 덕(德)으로 자라 내면이 성장하고 일상 속에 안착되어지는 ‘좋은 삶’에 대한 고찰을 하며 이러한 마음가짐과 행동방식이 세상과 연대케 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누며 우리가 걸어가야 될 평화교육의 방향을 꿈꿔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척자들과 함께 서로의 배움을 확장하고 연대하고 있는 협력단체인 KAC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남양주 지역의 초, 중, 고등학교의 특강 요청이었습니다. 저희 개척자가 5월과 6월 사이, 총11회에 걸친 특강을 맡게 되는데 이번 시간을 통해 학교와 학생, 교사 모두에게 좋은 만남이 되도록 준비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 school sport festival..JPG 이번 주엔 어린이날이 있었습니다. 샘터에 있는 4명의 아이들 중에 온전히 자신이 어린이 날에 해당된다고 인식한 아이는 10살, 이다후(이형우 간사의 아들)뿐이었고 중학생이 된 예본(이형우 간사의 딸)이는 자신의 위치에 씁쓸해 했습니다. 다후의 학교에서는 운동회가 있었습니다. 학생 수가 작아 조촐했지만 온 가족이 함께 나와 응원하고 마을 어르신들까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어린이 날이 뭔지 모르는 가희와 신이는 부모님들(허철간사와 김민정 간사)을 따라 포항과 상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외갓집과 친가집을 다녀왔는데 귀염과 사랑을 뜸뿍 받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부지런하고 밝은 강영희 간사도 오랜만에 순천 집에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장성하여 부모님의 곁을 떠나왔지만 그 분들의 삶을 존경하고 부모님의 삶이 건강하고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렇게 어린이 주간과 어버이 주간을 맞으며 샘터를 찾은 손님이 또 있습니다. 어린이 날엔 자연만한 선물이 없다고 샘터로 초대한 이모(박정주 간사)덕분에 이곳에 온 예담(3살)이입니다. 웃을 때 살포시 보조개가 들어가는 예담이는 노래도 잘하고 얼마나 씩씩한지 하고 싶은 것을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해내는 아이입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아쉽고 섭섭해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군요s niece, Yedam plays with a cat..JPG .

한 달에 한 번, 개척자 식구들이 호화로운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오래 전 저희를 알고 있던 김현정 자매가 한 달에 한번 자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저희 모두를 초대하겠다고 해서 이번 주 다녀왔습니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식사를 마치고 나서 마침 근처의 나눔 문화에서 ‘박노해 님’의 ’구름이 머무는 마을‘ 파키스탄 사진전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사진과 글이 우리의 심장에 박히고 그 여운이 길게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슬슬 캠프 준비와 홍보로 바빠집니다. 캠프를 참여하게 되는 개척자 식구들도 있고 다른 역할로 이곳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모집과 훈련 그리고 공동체 건축이 잘 준비되고 진행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월의 햇살과 빗방울이 샘터 이곳을 짙푸르게 합니다.
숲속의 가지와, 잎사귀마다 움터 나오는 빛깔들이 뭐라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개울의 물소리를 듣고 있자면 놀라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소소한 삶도 이렇게 작은 모습부터 서서히, 사랑과 따스함으로, 생명력을 담아내길 기대하며 또 한 주를 보내려 합니다.

[ 기도 나눔 ] 형우, 승현, 철, 민정, 영희, 정주, 난영, 기철, 은경, 예본, 다후, 가희, 신
1. 2012년 동티모르와 아체 평화캠프를 잘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참가자 모집, 현장과 한국에서 교육 준비)
2. 샘터 재건 인허가 문제가 원활히 진행되고 재정이 모아지고 공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3. 말레이지아에서 복귀해서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김광일 간사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4. 여행 중인 한정애 자매가 건강하게 일정을 지내며 쉼을 얻을 수 있도록.
5. 공동체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