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7일 샘터에서 온 소식

2013.05.27 17:07

개척자들 조회 수:984

샘터식구들.jpg 신디가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제주도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몇 번 내 비취더니 그 후 저렴한 티켓을 구하게 되었고 드디어 일 주일간의 시간을 얻었네요. 7월이면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게 될 신디에게 마음에 남는 추억 많이 만들고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날 형우 오빠는 문경으로 피정을 떠났습니다. 함께 가는 평화의 여정 속에서도 어쩜 또 다른 자기 돌봄의 여행이 우리 모두에게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깨달음을 얻고 다시 돌아와 샘터에 부어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올 해에는 옥수수를 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장독대 뒤편 땅에 작은 밭을 마련했습니다. 흙이 얼마나 좋던지 색도, 냄새도 참 좋았고 또한 그 곳에 살아가고 있는 지렁이며 곤충들을 보니 믿음이 가더군요. 올 해 옥수수 농사는 아마도 풍년일 듯그 옆에서 효소를 담기 위해 승현 언니와 정주는 쑥을 다듬었습니다.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 가는 것에는 힘들이지 않아도 몸도 따라 가나 봅니다. 요즘 효숙이는 표고 버섯

EMU.jpg

을 돌보고 말리는 일에 푹 빠져 있습니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손수 호수를 이어 버섯 광에 물을 뿌리고 해가 잘 드는 곳을 골라 버섯을 펼쳐 말립니다. 맡겨진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효숙이의 뒷모습에 참 믿음이 갑니다. 그나 저나 이 맛있는 버섯 누가 사 가실 분 안 계신가요?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교(EMU)에서 학생들이 샘터를 잠시 방문했습니다. 타문화를 경험하는 코스였는데 학생들은 한국을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3주 정도 머무는 일정의 마지막 방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샘터 식구들은 간식 준비며 어떻게 우리를 소개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시원한 냇가에 탁자를 내려 놓고 냇물에 담가둔 수박을 척척 썰어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이들을 이끌고 온 오랜 친구인 세리 부부가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EMU 평화학과 학장님과 잠시 이야길 나눴는데 누군가는 평화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누군가는 아카데믹한 영역에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그렇게 평화는 성장해 가는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영화나들이.jpg 학교 폭력 예방 수업으로 평화 감수성 수업으로, 또 공동체 손님 맞이 하

기와 여러 일들로 분주했던 샘터 식구들은 형우 오빠의 피정

과 함께 여초 현상이 극심하던(다후만 유일한 남성) 차에 10년 간격으로 개봉해 오던 비포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인 비포 미드나잇을 보러 갔습니다. 함께 하는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었습니다. 나름들 예쁘게 차려 입고 용산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점심 식사 후 가배나루로 옮겨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전 편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네 인생을 담담하고 소중하게 담아 내고 있어 보는 내내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로 함께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서였는지 더 마음에 많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샘터도 모내기를 하게 되었네요. 우리의 든든한 청파감리교회 청년부와 김재흥목사님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이 글청파청년.jpg 을 쓰고 있는 동안 열심히 모를 물이 찰랑거리는 논에 열심히 찔러 심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들의 마음도 함께 심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에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노란 민들레는 어느새 하얗게 머리가 새었고 보랏빛 꽃잎을 부끄럽게 보이던 붓꽃은 다음 날 활짝 속을 내 보였습니다. 고양이들도 봄 기운에 입맛이 돌아왔는지 열심히 먹어 대고 있습니다. 샘터 공동체 건물은 여전히 타다 만 백인당 건물처럼 골격만 물끄러미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지어지고 있는 그 창으로 또 다른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평화가 나와 당신의 존재를 새롭게 하고 타자와 역사의 만남 속에서 현실이 될 그 미래를 말입니다.

 



5 샘터 풍경 copy.jpg


[기도 나눔]

다후예본승현형우, 신디정주효숙영희도라, 궁신가희민정철, 반석예 지수연광일, 시골공동체식구들, 할아버지


         1.      새로 태어난 과 민정이의 건강을 위해

         2.      승현의 어지러움증의 원인을 알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기를

         3.      신디의 제주도 일정을 위해

         4.      영희의 허리가 온전히 치유되고 몸과 마음의 쉼을 위해

         5.      시골 공동체를 꿈꾸는 식구들이 올 해에는 적합한 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6.      할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샘터 건축이 속히 진행되어 모셔 올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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