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샘터식구들은 지난주를 약간의 설렘으로 시작했답니다. 다름이 아니라 서산 해미에 계시는 한정애 간사의 부모님께서 샘터 식구들을 초대해 주셔서 오랜만에 샘터의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나들이를 나섰었답니다. 서해가 가까운 곳이라는 말을 듣고 ‘바다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갔었는데 ‘해미’라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읍성으로 가장 잘 남아있어 복원을 했는데 천주교 박해 유적, 민속관, 꽃 길, 산책로, 소나무길…. 두어 시간 둘러볼 산책로로 아주 좋았답니다. 부모님께서 준비해주신 식사도 아주 맛있었고 서산 해변도 일품이었습니다. 오후에 어둡지 않아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밤이 된 다음에 샘터로 돌아왔답니다. 정애간사님 어머님 아버님 감사합니다.^^. 꾸뻑.

샘터에도 폭우가 내렸습니다. 한여름 장마만큼 쏴아~~ 쏟아 부었습니다. 덕분에 진흙이 많이 가라앉았던 샘터 개울이 다시 깨끗해졌습니다. 물 많은 여름을 지나고 난 어느 날, 샘터 개울 상류에서 공사가 있었는데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흙탕물들이 지난주까지 개울에 차분히 가라 앉아 있었거든요. 맑은 개울물 바닥에 깔린 흙이 큰 아쉬움이었는데 이번 비로 말끔히 씻겨 청소가 되었습니다. 다시 맑아진 개울물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 집니다. 개울 한번 보고 하늘보고, 맑은 물이 가을 하늘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20여 년 전까지 경작하다 묵혀둔 산기슭에 붙은 얇은 땅을 다시 다듬어서 지난주에 김장용 배추랑 무를 심었습니다. 배추는 모종을 사서 심었고 무는 씨를 심었습니다. 농사에 관해선 제대로 아는 게 없는 우리들인지라 무씨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한번. TT. 그래서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에 다시 얇게도 한번. @@ 두 번을 심었습니다. 주말에 내린 시원한 비 덕이었는지 밭에 가보니 무가 구멍 구멍 마다 푸짐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싹을 내밀었나 봅니다. 한 구멍에 하나나 둘을 남 겨야 하는데 아직은 솎아 내기가 이른 듯 합니다. 가만히 드려다 보니 갓 자라나고 있는 연한 무순들을 어떤 벌레인지 둥치째 ‘삭뚝삭뚝’ 잘라놨습니다. 얼른 자라서 줄기가 좀 튼튼해지고 딱딱해지면 못 자르겠죠? 조금 더 기다렸다가 끝까지 살아남는 녀석들로 솎아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무는 이식이 잘 안 된다고 하네요. 어설픈 농사꾼의 엉성한 솜씨에도 쑥쑥 잘도 자라는 식물들을 보고 있자면 ‘생명이라는 것, 참 경이롭

다.’는 생각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