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9

이번 주에 하띠는 로힝야 캠프7 근처를 탐방했습니다. 이번 탐방은 캠프 7 옆에 있는 철책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과건덤에 있는 미얀마 경계도로를 가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엄청 많이 오진 않아 우산을 쓰며 걸었습니다. 캠프 7 근처로 가니 사람이 많았고 맞은편에는 전부터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했던 철책이 있었습니다. 거기엔 철책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도 집이 있는데 보통 캠프처럼 대나무 소재가 아니라 플라스틱 소재의 임시 거처였습니다.


[꾸미기]Transit캠프 철책사이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jpg


정문 쪽에 가니 ‘Transit Centre’라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에게여기도 캠프냐? 로힝야 사람들이 있냐?”고 물으니 그는여기도 미얀마 사람들이고 인도나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 로힝야 난민을 내쫓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기가 최근에 생긴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일반 난민캠프는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나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철책을 사이에 두고 바깥의 가족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더 비극으로 보였습니다.


[꾸미기]짐차를 밀어준 아이들.jpg


탐방을 하는 길에 아이들이 따라왔습니다. 같이 캠프 철책을 따라 걷는 길에 오르막에서 짐차가 퍼져서 못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뒤에서 몇명이 밀고 있었지만 짐차는 검은 연기만 뱉어 낼 뿐이었습니다. 저는 가서 뒤에서 같이 밀어주었습니다. 그러니 같이 있던 아이들도 같이 밀었습니다. 차는 조금씩 언덕을 올랐고 언덕을 오르니 주인은 바퀴에 돌을 고여 짐차를 손보았습니다.


[꾸미기]짐차 밀어주고 아이스크림 먹는 중.jpg


아이들이 몇명 모여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아이가 큰 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엇이냐고 물으니아이스크림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기 있던 어른과 아이에게 나눠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근처 있던 아이들이 더 왔습니다. 10개 정도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길을 나섰습니다.


캠프 쪽 탐방을 끝내고건덤이란 지역으로 가서미얀마 프렌들리 로드로 갔습니다. 이 길은 큰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이 일대에 이런 도로를 보기 힘듭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를 연결하는 큰 도로인 것 같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여기는 차는 없고 옆으로는 조용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큰 학교에서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꾸미기]미얀마프렌들리로드를 넘어 국경표지판.jpg


도로가 미얀마까지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끝에는 끊겨 있었습니다. 노랑 깃발과 흰 깃발이 나부끼고 들판과 숲이 있었습니다. 정말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일생에 몇 안 되는 평화로운 순간이었습니다. 미얀마 쪽에는 낡은 대문이 있고 문에는 방글라데시 국기모양이 크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번 탐방을 다녀와서 든 생각은 내가 로힝야캠프의 철책과 사람을 마주하지만 지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거대한 캠프의 일부분이고 그들이 겪는 부조리한 삶의 일부분입니다. 그리고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통제된 삶 속에 희망을 섣불리 말할 수도 없습니다.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이 통제된 상황에 돕는 방법도, 함께할 방법도 모두 통제되어 틀에 박히게 됩니다. 미래도 철책처럼 통제된 것 같습니다. 갇힌 존재와 갇힌 미래입니다. 그것을 뚫고 나올 길이 필요합니다.


이번주에는 620일에 있을 난민의 날에 무엇을 하면 좋을 지 RYC와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우리는 인터뷰영상을 편집해서 올리기로 했고 RYC친구들이 인터뷰 내용을 준비해 오기로 했습니다. 아민은 검사결과 뎅기열에 걸린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꼬박 일주일을 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아민의 건강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세요.


[꾸미기]난민의날 집회.jpg

[꾸미기]난민의날 집회 2.jpg


다음날에는 RTL친구들이 처음으로 사무실에 방문해 주었습니다. 안전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니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들과 개척자들의 현재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게 요리를 해주려고 준비했지만, 자신은 게를 먹지 않는다며 사양했습니다. 결국 밖에 나가 음식을 사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아무래도 한국식 요리는 낯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곳 요리를 연습해서 대접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다음주에는 비자여행을 떠납니다. 3개월이 벌써 지나서 비자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남은 기간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기도제목]

1.     한 번 더 남은 RTS학생들과의 소풍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준비와 진행하는 과정에 어려움 없도록

2.     아민의 병이 완쾌되도록

3.     누르바샤르의 약국이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의료 캠페인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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