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화재소식

2022년 1월 10일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서 소식을전합니다.

개척자들 스텝 사하자,아샤,하띠와 이번 여정을 협력으로 함께하게 된 한톨은 2021년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로힝야 난민촌 단기 파견을 위해 방글라데시에 왔습니다. RYC, RTS, RTL 등 지난 4년간 함께 활동해온 친구들을 만나며 일정을 진행하던 중 난민촌 화재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9일 16시 50분(현지시간)께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 CAMP16 쇼블루가다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길은 2시간 동안 B-Block을 다 태우고 나서 진압되었습니다. 뉴스매체에 따르면 800여채의 임시 난민거주쉘터가 전소되었습니다. 사상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지만 화상을 입은 사진이 전해집니다. 지난밤 피해를 입은 난민들은 친척의 집이나 공공 커뮤니티건물에서 잠을 청하였습니다.

오늘 CAMP16을 방문하였습니다. CAMP16은 우리와 함께 활동하는 RTS와 RTL학교가 있는 곳입니다. 방문하여 그룹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대부분의 친구들은 A-Block이기에 대피만 하고 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 중 3명의 집이 전소되었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화재 현장은 이미 잔해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구경하기도 하고 잔해를 치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INGO에서 모여 도시락을 배식하고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국제단체들은 피해난민들에게 새로운 거주쉘터와 요리를 위한 가재도구가 제공될 때까지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의 원인은 요리 중 화재가 난 것이라고 합니다. 난민촌은 화재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입니다. 현장을 갔을 때도 집 안의 화덕이 벽에 가까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은 대나무와 비닐로 지어서 불이 순식간에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닥다닥 붙은 밀집 지역과 건기의 바람은 대규모 화재로 번지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난민촌을 전체를 애워싸고 있는 철조망은 화재 시 대피하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로 변합니다. 이런 심각한 주거 환경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작은 화재를 대형화재로 키웠습니다.

같은 이유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화재를 마주하며 벽돌이나 시멘트로 건물을 지을 수 없고 언제든지 부술 수 있는 재료로 짓는 임시거주지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난민촌의 상황이 야속하게만 느껴졌습니다. 4년 넘게 혹은 30년 넘게 그지역에 살고 있지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대나무와 비닐로 된 집만 허락되는 이 난민촌 생활이 하루 빨리 끝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