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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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를 남기고 간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한날 이 곳에도 큰비가 내렸습니다. 비 바람은 지붕위의 나무를 흔들어 지붕을 망가뜨렸고, 구멍 난 지붕 아래자던 저는 갑자기 들이치는 빗물에 잠이 깼습니다. 빗물을 받을 통을 놓고 나니 잘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그 날하루는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다음날 죠쉬나는 자신의 집이 좋지 않아 밤을 새우게 해서 미안하다며 지붕을 고쳐주겠다고 했습니다. 비를 피할 지붕아래서 잠을 잔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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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캠프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Leda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레다캠프는 나야빠라 캠프와 마찬가지로 30년이상 오래 거주하고있는 난민들이 모여사는 캠프입니다. 십 여년 전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고있는 난민들을 한곳으로 모아 이주시켰었는데, 그때 지금의 레다캠프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계획도시처럼 임시거주천막들이 반듯하게 정열하여 세워져있었고, 여러 NGO기관들이 건설한 시설들은 입구주변에 가지런히 모여있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로힝야난민들과 방글라데시 원주민들의 생활공간이 많이 겹쳐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캠프안에 큰 벽돌공장도 있었고, 방글라데시 원주민의 가게들도 즐비했습니다. 다른 캠프에서는 방글라데시 원주민들과 분리되어있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은 달랐습니다. 다만 벽돌공장에서도 가게에서도 로힝야난민들은 일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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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지난번 초대받았던 알롬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쇼블루가다 캠프에는 정말로 오랜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알롬이 사전에 경찰에게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그냥 들어오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들어갈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당황스럽던 차에 자신의 상관에게 허락을 받으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와 만나서 간단한 호구조사와 대화를 나누니 1시간의 방문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가 중국사람처럼 생겼기 때문에 난민촌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위험하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만 돕고 로힝야난민은 돕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한 명의 경찰을 붙여주었습니다. 호위와 감시의 역할을 맡은 이 경찰은 결혼식 모든 곳에서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괜히 우리 때문에 알롬의 결혼식에 불편한 경찰을 데리고 가게 된 것 같아 미안했지만, 막상 경찰과 함께 가보니 분위기가 험상궂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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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롬은 멋있는 옷을 차려입고 한껏 꾸민 방안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있었습니다. 미얀마 방식의 결혼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꼭 와달라고 하던 알롬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가보았던 방글라데시 결혼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알롬의 결혼식은 마을의 큰 잔치였습니다. 규모도 상당히 컸고 외부 손님도 많았습니다. 알롬의 부모님은 이 지역의 유지입니다. 재산도 다른 난민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모든 난민들이 이렇게 결혼하지 않겠지만, 난민촌 안에서도 즐거운 파티와 축제가 있고 흥과 멋, 여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사진도 찍고 맛있게 밥도 먹고 알롬에게 인사를하고 캠프를 나왔습니다. 알롬이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      파견 나온 멤버들의 건강을 위해.

-      피스캠프 참가자가 채워지도록.

-      알롬 가정의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