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4 10:24
방글라데시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지난 한주간 방글라데시에 있는 난민촌을 둘러보았습니다. 처음 콕스바자르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쿠투팔롱 난민촌을 둘러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넘어와 25년을 살아온 난민들이 있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주 좁고 열악한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이튿날 다른 난민캠프를 둘러보기 위해 우키아로 이동했습니다. 저희가 우키아에서 하루를 지낼 숙소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잠시 들렸다가 우연히 찻집에서 뵌 친절한 한 할아버지 댁에서 하루를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와 가족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난민촌을 둘러보고, 하루를 지낸 뒤 할아버지와 가족분들과 연락처를 나누며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차를 타고 다시 이동하는 길에 '한국- 방글라데시 지구촌구호개발연대' 라는 단체에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한국말을 하실 수 있는 방글라데시 선생님 한 분을 뵈었고, 저희는 그분을 통해서 난민캠프와 이곳에서 하시는 활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동안을 근처의 댁에 짐을 풀고 지내며 캠프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슈풀로카타의 난민 캠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영어를 잘하는 로힝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처음으로 로힝가분들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몇가지 질문을 했고 그 친구들과 주변에 모여 계신 어른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봤다는 이야기, 집이 불에 타버렸고 가족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이야기. 또 직접 미얀마군에 의해 총상을 입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한 학교에서 아이가 그린 그림에는 헬기와 총을 겨누는 군인 그리고 죽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의 그림에 그려진 그림이 아이의 눈동자를 통해 보여진 모습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난민촌을 둘러보다 보면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많은 난민촌과 사람들이 자신의 집과 가족을 잃고 낯선 타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이곳에서 만난 친구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네가 꼭 다시 너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너의 집과 땅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할께..." 저의 말을 듣고 그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그러기를 바래... 잃어버린 우리 가족이 돌아오지는 못하겠지만..."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이 당한 고통을 제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다만 간절히 마음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이 많은 로힝가의 친구들이 하루 빨리 부당하게 잃어버린 자신의 모든 것들을 되찾고 자신의 삶을 회복해갈 수 있기를요.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그 친구들의 그 걸음을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요청:
1. 브러더 송, 현종, 수경 세 사람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2. 앞으로의 일정들을 잘 계획하고 결정해 갈 수 있도록
3. 로힝가 팀이 서로를 잘 돌보고 마음을 잘 맞춰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