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8


이번주는 이드 알 피트르라는 이슬람 종교명절이 있는 주간이었습니다. 한달간의 라마단이 끝나고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축제를 즐기기도 하고,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는 기간입니다. 이드가 시작되기 몇일 전부터 아이들은 어른들을 졸라 옷과 신발, 장신구를 사며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그 준비의 일환으로 손과 발에 메헤디(헤나)라는 것을 그리는데 저도 역시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메헤디(헤나)를 그렸습니다. 마을에 메헤디를 조금 잘 그린다는 소문이나면 그 사람에게 메헤디를 그려달라고 여기저기서 부탁합니다. 저도 어려워보이지 않아 해보겠다고 하고 하띠를 그려줬는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는 마음에 들었는지, 10시가 되도록 우리 방을 떠나지 않고 메헤디를 요청했습니다. 정교한 작업이다 보니 한 다섯개를 그려주고서는 도저히 힘들어 못 그리겠다고 말해 사람들을 겨우 돌려보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이드가 되었습니다.


[꾸미기]이드 맞이 이발하는 하띠.jpg


우리는 아침부터 여기저기 손님으로 초대되었습니다. 마을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저희 둘을 좋게 봐 주셨는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려 9곳이나 되는 집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음식을 내어 주셨는데, 저는 조금씩만 먹어도 배가 금방 차버리지만, 주시는 음식을 계속 거절할 수 없어 조금씩 먹다가 마지막 즈음에는 음식만 봐도 헛구역질을 할 정도였습니다.


[꾸미기]죠쉬나의 여동생의 집에서 점심식사 초대.jpg

[꾸미기]죠쉬나 가족과 함께.jpg


[꾸미기]6번째 초대받은 집에서 음료와 다과.jpg


[꾸미기]와이콩동네 이곳 저곳에서 초대를 받고 식사하러가는 길.jpg



이드의 둘째 날 우리는 RYC의 초대로 나야빠라 난민촌을 방문하였습니다. 정부의 출입허가를 받지않아 원래라면 들어갈 수 없지만, 누르바샤드의 안내로 눈에 띄지 않고 안전하게 아민의 집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나야빠라 난민촌은 신생 난민촌인 쇼블루가다 지역에 비해 경찰이나 정부기관의 출입통제와 감시가 덜 한 편입니다. 그래서 RYC는 우리를 집으로 초대할 수 있었지만, 다른 두 그룹은 그럴 수 없어 아쉬워했습니다.


[꾸미기]RYC의 식사 초대.jpg


나야빠라 난민촌까지는 현지 교통수단으로 1시간정도 걸립니다. 가는 내내 거리에는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즐비했습니다. 나무로 만든 놀이기구도 정신없이 돌아가고 사람들은 예쁜 옷을 입고 미소를 띈 얼굴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점은 모든 거리의 남자아이들이 장남감 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총의 종류도 다양해 권총부터 기관총까지 여러 모양의 총으로 비비탄을 쏘며 놀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한결같이 100이면 85는 다 총을 들고 논다는 것이 조금 괴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축제에 아이들이 총을 가지고 노는 이유가 특별히 뭘까? 궁금해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매년 그렇다는 말과 특별한 이유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이 나라에서 아이들의 눈으로 보기에 주변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존재가 총을 든 경찰과 군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었습니다.


[꾸미기]축제를 즐기는 방글라데시 사람들.jpg


그렇게 도착한 난민촌의 이드 풍경은 바깥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한껏 들떠 있는 바깥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게 차분하고 조용하다 느껴졌습니다. 이드의 첫째날은 난민촌 입구통제를 하지 않았지만, 둘째둘부터 경찰들이 삼엄하게 입구통제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도 나갈 수 없도록 말이죠. 알고 보니 첫째 날 약 300여명의 로힝야난민들이 콕스바자르 해수욕장에서 축제를 즐기다가 경찰에게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출입통제를 심하게 하지 않았는데, 이드축제 기간에 왜 그런 제제를 가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드가 끝난 지금까지도 일부 난민촌은 출입통제를 강화했습니다. RTSRTL이 있는 캠프16도 캠프 밖 이동을 위해서는 신고서를 작성 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재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RTL친구들과의 저녁약속도 결국 취소되었습니다일년 중 가장 행복해야 할 축제에도 더한 제제를 받아야하는 이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꾸미기]출입허가신고서.jpg


[기도제목]

1.     하루빨리 난민들에게 이동의 자유가 주어질 수 있도록

2.     활동을 지혜롭게 잘 기획하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3.     올해 줄어든 로힝야목적후원이 다시 채워지도록

4.     적합한 사무실을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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