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0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주의 시작은 RYC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두 달 만에 만난 반가움을 천천히 앉아서 차라도 마시며 나누고 싶었지만, 라마단기간에 금식하고 있는 친구들과 그럴 수 없었습니다. 사실 오늘은 친구들에게 은행에서 머니그램 캐쉬픽업 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만난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은행으로 가는 50분동안 톰톰(이동수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도중 경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친구들은 군인과 경찰과 공무원 중에 경찰이 제일 나쁘다며 그들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어 돈을 뺏는 일만 한다 말했습니다. 그의 약국도 매달 경찰에게 돈을 줘야 문을 열수 있다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참 나쁘다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친구들은 한국은 어떤 지를 물었고, 저는 대부분의 경우 그럴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대답하면서 순간 한국이 더 낫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돈을 주고서라도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더 낫다 라는 것입니다. 뒷돈을 받지 않고 규칙대로만 한다면 자신들은 엄혹한 규칙 속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꾸미기]머니그램 캐쉬픽업중.jpg


이야기 끝에 우리는 발롱깔리에 아그라니 은행에 도착했고, 그동안 머니그램을 통해 후원금을 분배했던 아민의 업무를 직접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아민은 많은 돈을 나누어 분배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맡아 세심하게 일처리를 했습니다. 아민은 혹여 큰돈을 보고 견물생심이 생기는 사람이 있을까봐 은행의 모든 손님이 나가기까지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기다리다가 은행에 아무도 사람이 없을 때 돈을 수령해 나옵니다. 무더운 여름에 가만히 있는 것 만으로도 몸에 진이 다 빠지는데, 혼자서 오래도록 이 일을 감당해준 아민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아민과 함께 한시간 반만에 돈을 수령해서 쇼블루가다에 있는 RTL친구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일까지 마쳤습니다. 라마단기간에 밥도 못 먹은 상태로 10시부터 3시까지 땡볕에서 고생을 한 아민과 누르바샤르는 배가 너무 고파 힘들어했습니다.


앞으로 라마단기간에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이 뭘 먹을 수도 없을뿐더러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공간도 없습니다. 4월 한달간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없을 때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야겠습니다


[꾸미기]방글라에게 언어를 배우는 아샤.jpg


이번주에는 집에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집에서 매일 죠쉬나 가족과 함께 이프타르를 먹었습니다. 함께 밥을 먹으니 정말 식구 같습니다. 이프타르가 끝나면 아이들의 댄스공연이 이어집니다. 저에게도 한국 춤을 보여달라했지만, 저는 강정 3종댄스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어 그것을 췄더니,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k-pop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그리고 이프타르 후에는 자벳(죠쉬나남편)이 업으로 삼고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이 이어집니다. 고철과, 알루미늄, 구리, 플라스틱 등등 1kg에 얼마인지 알려줘가며 함께 분류합니다. 자벳은 원래 톰톰 운전기사 일도 했었지만, 요즘에는 톰톰이 고장인지 쓰레기분리수거일을 주로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온갖 쓰레기가 우리집 앞에 한가득입니다. 몇일 전에는 트럭이 와서 한 차 가득 싣고 갔습니다. 한 차 가득 실린 쓰레기들을 보니 내 것도 아닌데, 든든한 마음이었습니다.


[꾸미기]한 차 가득 분리수거 완료.jpg


[꾸미기]온가족이 함께 천장천 작업중.jpg


어제는 지난 주에 주문했던 천막천이 완성되어 가져와 설치했습니다. 모래 먼지가 너무 심각해 목이 따가울 정도였는데, 이 천막천을 치면서 조금이나마 완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꾸미기]천장천 작업중.jpg

[꾸미기]천장위에서 작업중인 하띠.jpg


[꾸미기]천장가림천을 친 방안.jpg


천막작업을 가족들 모두 두 팔 걷어 나서주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천장에 올라가 천막을 다니 금방 천막천을 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지나고 보니 먼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낮의 더위가 조금 덜한 느낌입니다. 양철지붕에서 엄청난 열이 복사되었는데, 천막천이 열을 막아주는 듯합니다. 작은 천 하나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기도제목]

1.     라마단기간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있는데(점심금식) 방글라데시의 더위와 환경에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     활동을 지혜롭게 잘 기획하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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