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7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내가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워 본적 있었나? 지난 삶을 복기해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번 주는 특히 더 그랬습니다. 분명 주말에 만해도 이번주부터는 탐방을 나가보자 다짐했건만, 아무데도 가지 못했습니다세끼 밥을 해 먹는 것, 우물에서 물을 떠오는 일, 손으로 빨래하는 일, 설거지 하는 일, 시장에서 물건을 사오는 일, 하다못해 방안에서 그저 앉아서 숨쉬는 일 조차 쉬운 것이 하나 없습니다. 이전의 경험치는 제로가 되고 마치 새로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렇다 보니 저는 이곳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기보다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쉽게 척척 해내는 일이 저에게는 낯설고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죠쉬나는 언제나 바가지를 당하고 오는 저를 혼냅니다. 흥정하는 스킬도 가르칩니다. 음식하는 법도 칼질에서부터 손질까지 한국에서와 많이 달라 이것저것 배우고 있습니다. 언제쯤 이곳에서 한사람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며 우울해지지 않게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지난주에 다하지 못했던 천막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우리방 뿐만 아니라 조쉬나집 천장에도 천막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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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미기]천장천 작업  (2).jpg

[꾸미기]천장천 작업.jpg


목이 아플 정도로 먼지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두 방 모두 예쁜 천장천이 달렸습니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더위가 덜하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큰 작업을 했습니다. 바로 천장에 이어 벽면 새 단장인데요,


[꾸미기]벽칠작업 2.jpg


[꾸미기]벽칠하는 죠쉬나.jpg

[꾸미기]벽칠 작업.jpg


흙집으로 된 이 집은 오래되어서 벽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 모래먼지가 가득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흙으로 벽을 덧바르는 작업을 했습니다. 라마단이라 먹지도 못한상태로 힘도 없을 텐데, 죠쉬나와 라샤다마미가 큰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우리도 도움이 되고자 벽을 열심히 칠했지만, 기술이 없어 결국 퇴짜를 맞고 죠쉬나가 다시 칠했습니다진흙을 만들고 구멍을 메우는 간단한일을 도울 수밖에 없어 미안했습니다. 그날 우리는 고생한 가족모두가 몸보신을 할 수 있도록 소고기와 닭고기를 사서 나눠 먹었습니다. 오랜만의 고기반찬이라 다들 좋아했습니다. 작업을 마치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방을 보러 모여들었습니다. 오셔서 다들 예쁘다고 해 주시니 뿌듯했습니다.

집을 가꾸는 일도 이제 다 끝난 것 같습니다. 정말 이제는 몸이 적응하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무더위에 자꾸만 쳐지는 몸과 마음에 생기가 돋기를 바래봅니다.


이번주에는 RTS의 요청으로 태양열 판넬과 베터리를 사서 전달했습니다.


[꾸미기]RTS학교에 전해줄 베터리.jpg



지난 4년간 쓰던 베터리와 판넬이 수명을 다한 것입니다. 2개를 요청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하나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앞으로 더 필요를 잘 알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콕스바자르에 거주하는 한국에서 온 활동가들의 소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운이 좋게도 콕스바자르에서 활동하는 UNHCR의 워커분께서 대학시절 개척자들의 발룬티어를 1년간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점심에 그분의 초대를 받고 콕스바자르로 다녀왔는데 아주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번주에 방글라에 입국하신 아디의 활동가분과 UNHCR활동가분 그리고 개척자들 활동가 2명까지 총 4명의 한국활동가들이 서로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도제목]

1.     라마단기간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있는데(점심금식) 방글라데시의 더위와 환경에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     활동을 지혜롭게 잘 기획하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3.     지치는 날씨에 우울함이 찾아오지 않도록.

4.     두통약을 먹는 날이 많은데, 두통이 잦아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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