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4 14:27
아체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오빠 원과 비자를 연장을 하러 시내에 나갔는데, 대형 버스들이 모스짓 라야(반다 아체에 있는 가장 큰 모스크)에 줄을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주위를 웅성거리면서 모여 있었습니다. 필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한 것 같은데, 특별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봤지만 그냥 종교적인 이유라고 말하며, 자기들도 무슨 이유인지 분명히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이슈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종교 이슈라는 것과 모임이 끝나가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더 이상 서성거리지 않고 3R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뉴스를 찾아 봤습니다. 아체는 수니 지역이입니다. 아체의 수니는 ‘wahabi’를 거절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시아 쿨알라(아체와 수마트라에 모슬렘을 크게 전파한 이맘) 무덤를 시작으로 모스짓 라야까지 도보 행렬을 하면서 그들의 의지를 알렸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온 저녁은 3R 기도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체의 “화해와 정의 위원회’구성이 9년째 미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거 때만 반짝 이슈가 되었다가 사라지곤 하는 이 일에 오늘 광장에 모인 그 많은 종교인들이 함께 나서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 질까요? 이것이야말로 정말 분쟁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며 무력 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을 짓밟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텐데 말입니다. 그러한 연대가 지금 아체가 누리는 평화를 더 온전히 만들고 지속시키는 길일 텐데… 조금 답답한 마음 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종교 지도자들이 그들의 종교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측은히 여기는 민중들에게 집중한다면 민중들의 삶이 얼마나 복될까요. 그런 종교 지도자들이 이 땅에 세워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캠프 참가자들이 소포를 보낸 것입니다. 우리를 기억하고 이렇게나 빨리 그들의 마음을 전해 주다니… 한국에 도착한지 얼마나 되지않이 보낸준 선물 덕에 우리 모두 너무 놀라며 고마워했습니다.
기도 나눔
1. 종교 지도자들이 민중의 정신을 깨우고 자라게 하는 역할을 충실히 감당 하도록
2. 기억하고 소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위로 받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