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5 12:52
아체에서의
소식을 전합니다.
아만 카페의 모습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어있던 자리에 사진액자와 그림들이 완성되어 가고 운영을 맡고 있는 완다와 레디가 음식 및 음료수의 수도 잘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첫 오픈 날을 제외하곤 청년들의 발걸음이 잦진 않지만, 점차 많은 아체의 청년들이 오가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갑니다. 몇 달 지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비자 연장 때문에 아체를 나가야 하다니…… 오빠 원이 방콕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숙소와 교통편 식사비, 그리고 작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는 60일 비자를 주지 않기 때문에 비자비와 한 달 더 체류할 수 있는 것을 따져보고 이번엔 방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목요일 비자를 신청하고 다음날 콰이 강을 방문했습니다.
콰이 강의 다리는 영화로 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5년은 걸려야 할 다리를 20개월만에 완공한 버마 철도가 콰이 강을 가로 지릅니다. 전쟁 포로와 아시아 사람들을 부역으로 부린 철도는 20여만 명이 동원 되었고 10만 여명이 기아와 질병, 과로로 죽어 나갔습니다. 이런 연유로 버마철도가 ‘죽음의 철도’라고 불렸고 실제로 버마철도를 따라 무덤들이 즐비하게 있었습니다. 번번한 도구 없이 오직 인간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이 철도의 길이는 415km라고 합니다. 오토바이로 거의 두 시간을 달려서 철도 건설 중 가장 힘들었다고 하는 헬 파이어 패스 메모리얼 뮤지엄을 찾았습니다. 하루 18시간씩 일을 했던 전쟁 포로들과 아시아에서 잡혀온 부역자들은 산을 깎아 철도를 놓았는데, 그 깊이가 하도 깊고 밤 중에 횃불을 켜고 일을 해야 해서 그 모습이 지옥 불 같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답니다.
깊은 절벽이 된 그 길을 걷고 있자니 이 길을 만들며 죽어갔던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찹찹한 마음으로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와 콰이 강에서 저녁 노을을 보았습니다. 이제 콰이 강은 관광 상품이 되었습니다. 느즈막한 오후 금빛 노을을 배경으로 연인들, 아이들, 가족들,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이 다리의 역사는 이제 잊혀진 과거가 되었나 봅니다. Lest we forget ... 우리가 잊지 않도록! 무덤에 그리고 헬 파이어 절벽에 쓰여져 외롭게 흔들리는 이 말이 서글프게 남습니다.
기도제목
1. 세계 고통의 현장들이 잊혀지지 않도록.